계룡중 향토순례 대행진

천혜의 자연경관이 공존하는 곳, 계룡산

지난 16일 오전 9시 반 계룡사에 집합한 계룡중학교 1학년 학생들의 표정은 설렘과 호기심이 함께하고 있었다.

1학년이 걸어야 할 코스는 계룡산 순례를 목적으로 계룡사-수목원-거제공고의 순서. 이제 갓 초등학생의 티를 벗은 아이들이 하나 둘 씩 손을 잡고 길을 걷기 시작했다.

1학년 박진철 학생은 “생각보다 계룡산이 너무 높았어요. 땀이 뻘뻘 나서 아주 혼쭐이 났지만 친구들과 함께 걸으니 힘든 것도 다 잊을 수 있었어요”라고 말하며 연신 흐르는 땀을 닦았다.

평소 걷는 것에 익숙치 않았던 아이들은 금세 지치기 시작했다. 편하게 하루 노는 것이 ‘소풍’이라고 알고 있던 아이들에게 오늘의 경험은 힘겨움으로 먼저 다가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주변의 풍경들이 눈 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내가 살고 있던 곳이지만 몰랐던 곳들. 계룡산의 우거진 산세와 맑은 공기. 땀방울이 식으면서 느껴지는 숲 속의 향내는 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신선한 경험이었다.

섬 넘어 펼쳐지는 아름다운 비경, 칠천도

같은 날 오전 9시, 계룡중학교 운동장에는 2학년 학생이 삼삼오오 버스에 오르기 시작했다. 칠천도 다리 앞에서 버스에서 내린 아이들은 옆개 해수욕장을 향해 길지 않은 도보여행의 첫 발을 내딛었다.

두어 시간쯤 걸렸을까. 드디어 도착한 옆개 해수욕장에서 지친 몸을 달래고 친구들과 어울려 도시락을 먹었다.

땀 흘리고 난 후 먹는 밥은 왜 이렇게 맛있는 것인지. 즐거운 장기자랑 시간이 지나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며 자연보호 활동도 했다.

무언가 따뜻한 것이 가슴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긴 하루를 끝내고 집으로 들어가는 길은,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만큼은 뿌듯한 그 무언가로 가득 차 있었다.

시간도 멈춰버린 그리움이 가득한 곳, 가조도

고입입시에 지친 계룡중학교 3학년 아이들이 오랜만에 바깥바람을 쐬는 기회였다. 지난 16일 아침 성포중학교에 집합한 아이들은 자유로이 등반도 하고 해안가를 산책하며 공부에 지친 몸과 마음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물론 힘들었지만, 향토순례를 통해 내가 몰랐던 거제를 알 수 있는 기회였어요. 이 좋은 섬을 친구들과 걸으니 더욱 좋았고 이렇게 먼 거리를 불평 없이 걸은 내 자신이 자랑스럽습니다.”

계룡중학교 전교 부회장 3학년 김민기 학생의 말처럼, 이번 ‘향토 순례 대행진’은 내 고장 거제에 대해 체험하며 스스로 한계를 시험할 수 있는 기분 좋은 기회였다.

계룡중학교의 ‘아주 특별한 소풍’을 끝내고 난 후 이충호 교장은 “이번 향토순례대행진을 통해 협동심과 질서의식, 건전한 시민의식을 함양하는 좋은 계기가 될 거라고 믿는다”며 “비록 나이어린 학생이지만 거제에 거주하는 어엿한 시민으로서 내 고장을 사랑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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