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경갤러리 이임춘씨

신선한 충격 이었다. 60여평 남짓한 그의 갤러리에는 작품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고 거제사람들과 함께한 이야기가 가득했다.

3대에 거쳐 150여년을 이어온 전통 죽공예와 한지공예가, 서양화와 동양공예를 접목시킨 작품 만들며 근대화의 새로운 기법을 만들어낸 그는 경찰관 화가로 유명한 이임춘씨(45·상문동)다.

그는 현재 연초·하청·장목지역을 책임지는 현직 경찰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경찰관이라는 직업 이전에 조부 이대길, 선친 이관진씨에 이어 3대에 걸쳐 150여년 동안 이어온 전통 죽공예와 한지공예 기능보유자로 또 ‘미술가 석경 이임춘’으로 더 유명하다.

특히 그는 선친의 가르침으로 전수받은 한지공예의 대중화를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 끝에 한지회화와 입체부조라는 새로운 기법으로 재창작, 경찰문화대전 대상을 비롯한 다수의 한지공예대전에 출품, 입상하는 등 전통한지에 회화를 접목 시킨 예술성은 한지공예를 한층 더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구나 그는 한지공예 개인 작품전을 열어 수입금 전액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지역사회에 환원 하는 등 대민을 우선하는 참 경찰관으로도 명성이 높다.

그는 지난해  KTV 휴먼다큐드라마 프로그램인 ‘사람, 사람이 좋다-어느 경찰관의 3색 이야기’에 출연, 우리 전통공예를 계승 발전시키는 과정과 현대예술로 승화 시키는 과정을 전국에 알리는 등 전통 문화의 맥을 지킨 공로를 인정받아 제9회 거제문화상 전통문화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며 거제미술의 미래를 이끌어 갈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4일 옥포2동 옥포볼링센터 2층에 문을 연 ‘석경 이임춘 갤러리’는 그의 작업실이자 사무실, 작품 수장고, 전시실 이다. 60여평의 전시장에는 그의 평면회화 60여 점과 설치작품 10점이 상시 전시돼 있고 수장고에 50여점의 작품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그는 근무가 없는 날이면 하루 종일 작업에 매진하면서 갤러리를 찾는 관람객에게 미술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도슨트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그동안 근무를 마치고 틈틈이 작업한 서양화, 한지, 한지부조 등 공개작 129점을 전시한 개인전을 거제문화예술회관에 열면서 갤러리를 오픈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가 갤러리를 연 것은 작업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기도 하지만 갤러리를 오픈하면서 지역 미술계에 작은 기폭제가 돼 시민에게 보다 더 나은 문화생활을 선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그가 갤러리를 여는데 큰 힘을 실어준 것은 그의 가족이다. 특히 부인 진현옥씨(여·45)씨는 현재 ‘석경갤러리’의 관장으로 남편의 빈자리를 메우는 등 적극적으로 남편의 활동을 후원하고 있다.

그는 “두 딸 소정(15)·소명양(13)도 어려서부터 그의 작업하는 환경과 미술작품을 보고 자란 탓인지 미술에 대한 재능이 수준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금은 자녀의 꿈을 존중해야 하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죽공예와 한지공예를 전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발상과 전환의 표현’과 ‘휴머니즘’을 모티브로 삼고 있다. 보통 서양화에서는 캔버스 위에 유화 또는 아크릴을 주로 사용하지만 그의 작품은 황토 모래 백토 박 한지 대나무 플라스틱류 등을 접목시켜 동양공예와 서양화의 약점을 극복하고 있다.

그는 유화에 3개월 동안 한자 10만자를 촘촘히 그려 덧씌우는 방법이나 캔버스 위에 천연염색을 한 한지를 잔디처럼 세워 붙이는 기법 등 늘 새로운 기법과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그의 작품은 경찰 업무를 하면서 체험한 일상을 자신만의 철학적인 관조와 사유로 풀어낸 비구상적인 현대미술로 관람객이 많은 생각과 사고를 하게 만든다. 즉, 회화를 통한 우리 일상의 간접적 경험을 창조하는 것이 그의 미술인 셈이다.

그는 “지금 까지 거제지역에서 볼 수 없었고 기존에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라면서 “앞으로 지역 작가들과 소통을 통해 거제지역이 새로운 미술의 메카로 발돋움 할 작품 구상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미술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같이 느낄 수 있고 공감 할 수 있는 생활”이라고 설명 하면서 “앞으로 많은 시민들이 석정 갤러리의 문을 두드려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갤러리 문의 688-1012  010-3884-4207, 011-488-7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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