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월초통학지역조정] 시, 관할 밖의 일 갈등의 골 깊어져

통학로조차 갖춰지지 않아 학부모 집단 반발

GS 자이 아파트 쪽에서 바라본 제산 초등학교 모습.

수월초등학교 통학구역 조정 방침을 두고 GS자이 아파트 주민들과 교육청이 첨예하게 대립, 갈등이 장기화 될 조짐이다.

수월초등학교 과밀학급 해소 이유로 교육청이 GS자이 아파트 단지를 둘로 나눠 일부 동을 제산초등학교로 보내는 통학구역 조정안을 만들어 제시하자, GS아파트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GS자이 아파트 입주자 대표 윤종하 씨는 “충분히 예견하고 대처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 상황을 이 지경까지 놔둔 교육청의 안일한 태도에 분통이 터진다”며 “주민들의 의사는 확고하다. 통학구역 조정은 있을 수 없으며 다른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교육청 측에 촉구했다.

또 “백번 양보해 제산 초등학교로 통학구역 조정을 감행하는 것이 유일한 방안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제산초로 아이들을 보낼 수 있을 만한 여건을 마련해 놓고 가라고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며 “자이 아파트에서 제산 초등학교까지 가는 길은 직선으로만 따졌을 때 1Km가 넘는다. 말이 1Km지 코앞에 수월초가 있는데 꼬불꼬불한 길을 이제 7ㆍ8살 된 아이들이 오가야 하는 상황이다. 어느 부모가 가만히 있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교육청 관계자는 “여러 가지 대안들을 고려하고 있다. 지금 나온 통학구역 조정안이 완전히 확정된 것은 아니며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 반영할 생각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통학구역 조정은 이뤄져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주민들과의 갈등은 더욱더 깊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이번 갈등 해결을 위한 방식을 찾는 관점에 있어 자이 아파트 주민과 교육청이 그 출발점부터 완전히 상반된 입장을 보인다는 것.

제산초등학교 앞 통학로 진입로.

자이아파트 학부모들은 “통학구역 조정은 있을 수 없으며 다른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반해 교육청은 “통학구역 조정은 반드시 이뤄진다는 방침을 기정사실로 전제하면서 통학구역을 나누는 ‘기준점’에 관한 부분만 주민들과 협의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학부모 대표 윤종하 씨는 “교육청에서는 자꾸만 아직 결정된 사안이 아무것도 없으니 기다려 달라고 하는데, 이미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통학구역 조정 방침’을 시행한다는 쪽으로 결정된 거 아니냐”며 “이런 식으로 학부모들의 의견을 무시한다면 우리 측 역시 집단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이미 주민들의 반대 서명도 다 받아놓은 상태다.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시 조직적으로 대처할 것이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 시 입장은 애매모호하다.

‘수월 초등학교 통학구역 조정’문제가 발생하게 된 시발점을 거슬러 보면, 거제시 도시계획에 의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수월지역에 형성되면서부터 야기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시가 수월지역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인ㆍ허가를 내줄 당시, 학급 과밀 및 학교 수급 문제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있었는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시 관계자는 “시 입장에서는 충분히 고려한 결과이다. 그래서 제산초등학교를 신축했고 수월 중학교 역시 공사 중이지 않느냐”며 “자이아파트 학부모들이 제산 초등학교로 아이들을 보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현 상황은 교육청 측과 협의할 문제지 시 관할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제산초 통학로 문제’에 관해서는 “시는 도로법에 따라 현대 힐스테이트 아파트 준공에 맞춰 일정을 진행해 나갈 것이다”고 말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제산초 통학로 공사 촉구’와 관련, 현재까지는 통학로 공사를 앞당겨 진행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수월지역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뻔히 예상되었던 학급과밀화와 학교 수급 문제. 교육청과 시가 일찍이 긴밀한 공조를 이뤄 학부모들과 논의 후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 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안팎으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학부모와 교육청이 어떤 식으로 합의를 이룰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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