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까지 12만여명 찾아 관광명소 발돋움 … 탐방객 급증에 자연훼손 대두

음식물 찌꺼기 등 섬 곳곳에 산재, 국립공원측 “직원 상주 방안 등 검토 중”

▲ 지심도 한려해상 국립공원 지킴이 손순국씨가 섬 갯바위에 버려진 낚시꾼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동백섬 지심도가 쓰레기로 신음하고 있다.

지난 6월 7일과 14일 KBS 2TV 해피선데이 ‘1박2일’ 거제도편에 지심도가 소개되면서 섬 탐방객이 급증한 것과 비례해 각종 쓰레기가 섬 곳곳에 버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통영해양경찰서 장승포파출소에 따르면 올 8월25일까지 지심도를 찾은 탐방객수는 모두 11만7,310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1일 평균 방문객 수는 548명. 지난해 같은 기간 4만2,416명에 불과했던 탐방객수에 비해 177%가 늘어난 것이다.

올 1분기(1월∼3월) 1만8,363명(지난해 1만3,626명)이었던 지심도 탐방객 수는 2분기(4월∼6월)에 4만3,775명(지난해 1만4,897명)으로 크게 늘었고, 여름 성수기철인 7월1일부터 8월25일까지는 5만5,172명(지난해 1만3,893명)이 몰려 절정을 이뤘다.

이처럼 지심도 탐방객 수가 급증하면서 섬 경제에는 도움을 주고 있는 반면, 쓰레기 문제가  골칫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지심도 주민들에 따르면 섬을 찾는 탐방객과 낚시꾼들이 음식물 쓰레기와 낚시도구 등을 마구잡이로 버려 섬 곳곳이 쓰레기장을 방불케하고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지킴이 손순국씨(50·지심도 주민)는 “많은 탐방객이 찾고 있는 몽돌해수욕장과 ‘1박2일’에 소개된 망루, 낚시터인 마끝이 쓰레기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면서 “쓰레기를 봉지에 담아 한 곳에 모아두면 치우기라도 할 텐데 절벽 밑쪽으로 던져버리는 경우가 많아 수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섬 주민들도 거제시의 도움을 받아 쓰레기 분리수거용기를 설치하고, 마을방송을 통해 쓰레기 무단투기를 자제토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는 상황이다.

또 장승포에 위치한 지심도선착장에서도 섬 탐방객에게 쓰레기봉투를 의무적으로 구입하게 하고 있지만 넘쳐나는 쓰레기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마을 이영구 총무(45)는 “분리수거용기를 설치해 운영했지만 온갖 음식물 쓰레기가 마구잡이로 뒤섞여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며 “낚시꾼들의 경우에는 갯바위 곳곳에 소주병과 라면봉지, 먹다 남긴 김밥, 낚시도구, 밑밥 등을 버리고 가는 일 뿐만 아니라 새벽시간대 불까지 피우고 있어 화재의 위험성까지 높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마을주민들로 한 달에 한번 꼴로 힘을 모아 섬 곳곳을 돌며 쓰레기 수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버려진 지역이 넓고 수거하기 위험한 곳이 많아 주민들도 찾지 못하고 있는 쓰레기가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손씨는 “매일 장승포로 출항하는 마지막 배에 쓰레기를 실어 뭍으로 내보내고 있다”면서 “지난 여름철 탐방객이 많은 날에는 수거된 쓰레기양이 얼마나 많았든지 50ℓ짜리 쓰레기봉투가 20개 넘게 가득 찼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심도 주민들은 행정과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에 환경미화원 투입,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도입 등의 도움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지심도 쓰레기 처리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주민들과 논의를 통해 가장 바람직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 관계자는 “올해는 안내간판과 현수막 게시대 등을 지심도에 설치하느라 남아 있는 예산이 거의 없다”면서 “내년에는 예산을 확보해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를 도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내년에는 한려해상국립공원 지킴이를 한명 더 배치하거나 직원이 지심도에 상주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낚시객들에 의한 피해는 해경과 합동단속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등 다양한 해결방법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시민 정모씨(47·장승포동)는 “지심도가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급부상한 만큼 매년 환경훼손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면서 “하루라도 빨리 행정과 국립공원관리공단, 거제시민이 머리를 맞대고 지심도 발전과 환경보존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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