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嘉山) 김종원씨

“바람 부는 날 들은 내 영혼 실은 연은 가물가물 하늘을 달린다.”

파란 하늘 위로 올라가 하나의 점이 되는 연을 보면 한없이 마음이 편해진다는 가산(嘉山) 김종원씨(59·대우조선해양).

김씨의 호인 가산은 20여년 전 한 서예가가 아름다울 가(嘉)에 뫼 산(山)자를 붙여, 늘 하늘을 동경하고 하늘과 가까이 생활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지어준 것이라고 한다.

사실 그는 2004년 ‘현대시문학’에 등단해 2006년에는 ‘창조문학’ 신인상을 수상할 정도로 우수한 시인으로 현대시문학 경남지부 사무국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거제문인협회 이사 등  문학인으로 더 유명하다.

하지만 25년 동안 연을 만들어 오며 전통연 전문가의 길을 걷고 있는 그의 전통연 사랑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삶의 일부분이 됐다.

김씨는 어린 시절부터 하늘을 보면 한없이 마음이 편했고 연날리기에 집중 할 때면 모든 시름이 없어졌다고 회상했다. 연날리기를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레 전통연을 만들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연날기를 좋아한 이유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고유놀이문화인 연날리기가 사라져가는 것이 안타까워 지난 83년 통영에서 연만들기 계승자로 이름난 故 우당 김여생씨를 찾아가 1년 가까이 연만들기와 연날리기 기법을 전수받았다.

연만들기에 몰두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족들에게 소홀하다는 핀잔도 자주 들었지만 연을 만들고 띄우는 시간은 김씨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그는 거제지역에서 전통연을 만들며 연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게 틈나는 대로 만든 전통연을 나눠주며 우리 연의 우수성과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그에게 연을 받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의 솜씨를 칭찬하며 액자로 만들어 보관 하거나 거실에 걸어둔다고 한다.

뛰어난 예술적 가치로 장식용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그가 만들고 있는 ‘통영 전통연’은 우리나라 100여종의 연 중 특이한 문양과 연의 견고함에 있어 단연 으뜸으로 손꼽힌다.

그는 “내륙지방은 중·소형 연을 날리지만 거제, 통영, 고성지역은  중·소형연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대형연을 제작하고 날리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통영전통연’은 ‘이 충무공 전술비연’ 또는 ‘통영방패연’으로 불리며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과 함께 왜적을 물리치는데 통신 및 암호 수단으로 사용했던 신호연으로 거제, 통영, 고성 지방에서 400년의 전통을 지켜온 문화유산이다.

또 27종의 통영연은 문양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단순하고 소박한 문양은 조형미가 뛰어나며 음향오행설의 바탕을 두고 있는 오방색을 사용해 남다른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다.

그는 2006년부터 선상문학예술제에서 ‘세계 연전시회’를 열고 있다. 김씨가 출품한 작품은 모두 140여종으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연을 알리는 동시에 우리나라 전통연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한몫하고 있다.

특히 400~500개의 연을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날리는 줄연은 지상 800~1000m까지 이어지면서 장관을 이뤄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김씨는 “기회가 된다면 박물관이나 전시관에서 전통연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그동안 쌓아왔던 전통연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힘이 다 할 때 까지 연만들기와 연날리기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통을 지키는 것은 몇몇 사람이 노력한다고 해서 지킬 수 없는 만큼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우리고유의 놀이문화인 전통연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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