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복숭아(二桃)로 세 명의 용사(三士)를 죽인다(殺)'는 뜻이다. 춘추시대 제나라 재상 안영(晏嬰)의 고사로 '안자춘추(晏子春秋)'에 나온다. 제나라 경공(景公)의 휘하에 전개강·공손첩·고야자라는 삼걸(三傑)이 있었다. 이들은 뛰어난 무용으로 왕의 총애를 받았지만 안영이 보기에는 이들이 장차 나라의 큰 화근이 될 위험한 인물들이었다. 왕에게 이들을 일찍 제거해야 한다고 간했으나 왕은 우유부단하게 지켜만 보고 있었다.

마침 노나라 소공(昭公)이 제나라를 방문했다. 경공이 복숭아밭 정자에서 연회를 베풀었는데 당상에는 두 나라의 왕과 재상이 배석했다. 당하에는 삼걸이 칼을 차고 섰는데 오만하기 그지 없었다. 연회중에 안영이 "마침 복숭아가 잘 익었는데 제가 가장 맛있는 복숭아를 따와 대접하겠습니다"하고는 복숭아 여섯개를 따 쟁반에 담아왔다. 당상의 네 사람이 한 개씩 먹고 나니 두 개가 남았다. 안영이 경공에게 "남은 두 개는 이 나라에서 가장 공이 큰 장수에게 상으로 내리십시오"라고 했다.

경공이 당하의 세 사람에게 "너희 중에 공이 제일 크다고 생각하는 자가 이 복숭아를 먹으라"하고 명했다. 공손접이 먼저 잽싸게 하나를 먹어 버렸다. 그러자 전개장도 얼른 하나를 집어갔다. 우물쩍거리다가 복숭아를 놓친 고야자가 말했다.

"지난번 전장에서 폐하의 수레가 강에 빠져 말은 도망가고 폐하는 적군에게 꼼짝없이 잡히게 됐을 때 제가 몸으로 막았나이다." 경공이 말했다. "그렇다. 네 공이 작지 아니하다." 이 말을 들은 공손접과 전개강은 수치심을 느끼고 칼을 뽑아 자결했다. 이에 고야자는 자기 때문에 두 장수가 죽었다며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만다.

'이도살삼사'는 하나 빼고 주면서 자중지란을 유도하는 전략이다. 상대편을 직설화법으로 대놓고 막말하고 비난하고, 어거지로 몰아붙이는 모지리들의 대통령 선거전을 보면서 제발 고전에서 좀 배우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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