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유형문화재 제454호

거제시 장목면사무소에서 장목중학교와 장목교회를 지나면 나오는 오솔길로 가다보면 사찰 하나가 나온다.

경남유형문화재 제454호 장흥사 지장보살시왕탱화가 보관된  장흥사다. 거제시지에 따르면 장목면에는 신라시대부터 장흥암이라는 고찰로, 현재 사찰은 조선시대 순종 때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찰에 보관중인 지장보살시왕탱화(또는 지장보살시왕도) 아래 화기(畵記)에는 의은(義銀)이라는 금어(金魚·불화를 그리는 사람의 호칭)가 1822년 그린 것이라는 기록으로 있어 이 시기 이전부터 장흥사가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또 장흥사 절터에선 지난 1975년 금동불상이 발견됐는데 등배판은 없고 머리 부분엔 흠집이 많았지만, 형태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흥사 지장보살시왕 탱화는 1971년에 동산문화재로 등록됐다가 지난 2007년 다시 경남유형문화재 제454호로 지정됐다.

탱화는 2단 구도로 돼 있는데, 윗부분에 지장보살이 있다. 지장보살의 양쪽에 천동자·천동녀·판관·나찰이 있다. 무릎 아래에 좌우보처(左右補處)인 도명존자(道明尊者)와 무독귀왕(無毒鬼王)이 두 손을 모으고 있고 두 좌우보처 뒤로는 위로 올라가면서 양쪽에 시왕이 각각 5존씩 늘어서 있다.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시왕과 판관 등 인물의 자세와 전체적인 구도가 짜임새 있게 그려졌다.

주색(빨간색)을 위주로 녹색과 청색을 사용한 장흥사 지장보살시왕탱화는 자칫 화면이 어두워 보일 수도 있지만 금분으로 칠해진 홀·금관·장신구들이 화면에 고르게 분포돼 화면 전체가 화사한 시각적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장흥사 지장보살시왕 탱화는 그림 아래에 있는 화기에 제작 시기·봉안처가 잘 나타나 있고, 시주자 명단 가운데 상궁의 이름도 있어 당시 사찰 시주자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장흥사 지장보살시왕탱화는 당시 시주자 계층의 일면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급 안료(물감)를 사용한 것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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