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선이 한바다에서 풍랑을 만나 좌초되었다. 잠시 후 구조헬기가 와서 사다리를 내렸다. 그런데 이 사다리는 딱 열 명의 무게만 견딜 수 있는데 하필 여자 1명과 남자 10명이 사다리에 매달렸다. 기장이 소리쳤다. "제발 한 명은 줄을 놓으세요, 안 그러면 모두 다 죽습니다. 한 사람만 희생하면 열 명이 살 수 있습니다."

그때 여자가 말했다. "나는 평생을 남편과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살았는데 한 번 더 희생 못할게 뭐가 있겠습니까? 제가 놓겠습니다." 그 말에 남자들이 좋아라 박수를 쳤다. 그러자 여자만 남고 남자들은 모두 바다에 떨어져 죽었다.

박수를 쳐야할지 말아야 할지 참 애매할 때가 있다. 바로 오페라나 뮤지컬을 관람할 때다. 쳐야할 때 안치거나, 치지 말아야할 때 쳤다가는 무식하다는 말 듣기 꼭 알맞다. 남자 솔로의 노래는 '브라보(Bravo)'를, 여자 솔로일 때는 '브라바(Brava)'라고 외치며 박수를 치라고 하지만 그게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다.

2005년 차승원이 주연한 '박수칠 때 떠나라'란 영화가 있다. 여기서 '박수(를)친다'는 어법상 겹말로 바른 표현이 못된다. '박수(拍手)'라는 낱말 속에는 이미 '치다'라는 뜻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박수하다'가 바르다. 그렇다면 영화 제목도 정확히는 '박수할 때 떠나라'가 맞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박수치다'로 두루 쓰임에 따라 별 거부감 없이 쓰이고 있다.

'손뼉(을)친다'는 바른 표현이다. 손뼉은 '손바닥과 손가락을 합친 손 안쪽 전면의 바닥'을 가리키므로 이때는 '손뼉한다'가 아니고 '손뼉(을)친다'가 맞다. 그러나 반드시 손뼉이 아닐 수도 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손에 악기를 들었기 때문에 발을 구름으로 박수를 대신한다.

환영하거나 격려를 보낼 때, 응원하거나 찬성을 표할 때 박수로 의사를 전달한다. 남의 불행에 대해 손뼉을 치는 '이기적인 박수'가 아니라면 살면서 박수에 인색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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