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이스라엘과 아랍연합국의 전쟁이 일어났다. 당시 이스라엘 인구는 300만 정도인데 비해 이집트는 1억이 넘었고, 거기다가 시리아, 요르단과 연합군이 되었으니 누가 봐도 기우려진 운동장게임이었다. 그런데도 예상을 뒤엎고 이스라엘이 6일 만에 승리를 거두었다. 이 전쟁을 두고 사람들은 '6일 전쟁'이라 부른다.

미 육군 퇴역장군 마셜을 단장으로 승전요인에 대한 공식적인 조사단이 꾸며졌다. 조사단이 현지를 방문하여 두 나라 군대를 관찰한 결과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집트군대는 연대장이 아침 9시 출동명령이 내리면 대대장은 8시까지 소집을 명하고, 대대장은 중대장에게 7시까지 집합하라고 지시한다. 병사들은 출발도 하기 전에 일찍 모여 진을 다 빼야 했다. 이스라엘군대는 병사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제 시간이 가까워서야 모이게 했다.

높은 사람들이 참석하는 행사일수록 관중더러 빨리 오란다. 참석해 보면 30분이나 한 시간 정도 기다리기는 대수고, 그래놓고도 높은 사람은 정작 10분 쯤 늦게 나타나 미안함은커녕 당연하다는 표정이다. 6월29일 부산신항에서 해운산업재건행사가 있었다. 대통령이 참석한 40분의 이 행사를 위해 정작 부두의 모든 물동량은 이틀간이나 멈추어 섰다. 물류대란보다 행사가 더 중요했다.

지난 6월9일, 광주에서 재개발사업을 위해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도로 위로 넘어졌다. 건물 아래 있던 시내버스가 매몰되어 승객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중상을 입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처음 이 공사를 맡은 회사는 3.3㎡(평당) 28만원에 입찰 받았는데, 하청에서 재하청을 주면서 중간에 돈 다 빼먹고 실제 공사를 하는 도급회사의 손에는 겨우 4만원으로 단가를 후려쳤으니 부실공사는 뻔하다. 이집트군대 보고 웃을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터지고 나면 정치권의 레퍼토리는 언제나 똑 같다. '재발방지' '엄중처벌'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