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곽의 도시 거제와 1000만 관광객 유치의 꿈③]
유네스코 꿈꾸는 낙안읍성과 환도의 역사를 품은 사등성

국내 3대 읍성중 하나인 낙안읍성은 매년 12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는 곳으로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3대 읍성중 하나인 낙안읍성은 매년 12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는 곳으로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읍성은 지방의 관청과 민가가 함께 공존하는 성으로 1910년 일본이 읍성철거령을 내리면서  현재 남아 있는 수가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제지역에는 읍성이 2곳이나 남아 있는데 고현성과 사등성이다. 이중 거제도포로수용소의 설치로 성곽 유적 대부분이 사라진 고현성에 비해 사등성은 읍성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현재 사등성의 성벽은 마을안 돌담길로, 주요 시설들은 민가, 옹성은 가축을 기르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사등성이 고려의 공도정책(空島政策)과 조선 전기 성곽의 수축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라는 가치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거제의 대표 읍성이 사등성이라면, 우리나라의 대표 읍성은 현재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낙안읍성'이다.

전남 순천시 낙안면에 있는 낙안읍성은 고려 후기부터 잦은 왜구의 피해를 막기 위해 1397년(태조6년)낙안 출신의 절제사 김빈길이 처음 쌓은 성으로 1983년 6월14일 대한민국 사적 제302호로 지정됐다. 조선 초 김빈길 장군이 쌓은 낙안읍성은 처음에는 토성이었으나 1424년(세종 6년)에 석축으로 고쳐 쌓으면서 현재 규모가 됐다.

이후 정유재란 때 순천 왜성에 주둔하고 있던 왜병에 의해 파괴된 성을 이후 낙안군수에 오른 임경업 장군이 복구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낙안읍성은 성곽과 내부마을이 원형에 가깝게 잘 보존돼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동문(낙풍루)에서 서문으로 이어지는 중앙대로를 중심으로 북동쪽으로는 낙안객사·사무당(동헌) 등 공공건물이 위치해 있고, 동남쪽으로는 민간인들의 삶의 거주지가 주를 이룬다.

읍성의 대부분은 전통한옥인 초가로 복원돼 있다. 실제 주민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등성과 비교해 보기 좋은 유적지다.

지난 1984년부터 복원을 시작한 낙안읍성에는 성곽과 관아건물, 고즈넉한 돌담길, 소박한 초가집이 함께 있다. 현재 98세대 228명의 주민이 실제 거주하고 있다.
지난 1984년부터 복원을 시작한 낙안읍성에는 성곽과 관아건물, 고즈넉한 돌담길, 소박한 초가집이 함께 있다. 현재 98세대 228명의 주민이 실제 거주하고 있다.

문화재와 주민의 공생, 600년 예스러움을 이어가는 낙안읍성

낙안읍성은 대한민국 3대 읍성(낙안·해미·고창)중 하나로 원형이 잘 보존돼 있을 뿐만 아니라  성곽과 관아건물·고즈넉한 돌담길과 소담한 초가와 함께 직접 거주하는 200여명의 주민이 600년의 역사와 전통·민속문화를 보존하는 국내 대표 관광지이기도 하다.

순천 낙안읍성지원사업소에 따르면 지난 1983년 사적에 등재된 낙안읍성은 이듬해인 1984년부터 복원작업에 들어갔다. 당시 낙안읍성에 거주하던 주민들은 199세대 820명이었다.

낙안읍성이 복원되고 30여년동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성곽 관광지로 발돋움 한 이후에도 여전히 낙안읍성의 주민들은 성내에 거주하며 살고 있다.

현재 낙안읍성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은 98세대 228명이다. 낙안읍성이 복원된 이후 새로 터전을 삼은 사람은 거의 없고 당시 주민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주민 대부분은 낙안읍성내 전통 민박집을 운영하거나 낙안읍성의 각종 전통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생활하고 있다.

600여년의 세월을 간직한 탓인지 낙안읍성내 풍경은 '정겨움' 그 자체다. 초가집을 보고 자란 세대는 옛 정취를 느낄 수 있고, 그렇지 못한 세대에게는 마을 전체가 민속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다. 옹망졸망 처마를 걸치고 있는 초가집 사이 골목마다 민박집과 식당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현대식 건물은 낙안읍성을 관리하는 낙안읍성지원사업소 정도가 전부다.

낙안읍성
낙안읍성

낙안읍성을 둘러보면 화장실·식당·매점 등 모든 건물에서 예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취재할 당시 순천시가 운영하는 '순천시립 뿌리깊은 나무박물관'이 코로나 여파로 운영하지 않아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낙안읍성의 전통 프로그램은 평일보다는 주로 주말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전통놀이 체험부터 옥사체험·국악·가야금·서각·대금·대장간·소원지쓰기·빨래터·놋그릇닦기·유서쓰기·길쌈·전통혼례·천연염색(유료)·자연염색(유료)·두부만들기(단체예약 필수)·짚풀공예·농촌체험 등이 있다.

또 주말에는 판소리·기예무단·기악·가야금·사물놀이 등 상설 공연이 진행돼 낙안읍성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로 나아가려는 낙안읍성과 순천시의 관광명소

순천시는 최근 낙안읍성민속마을을 역사와 전통, 자연과 문화 등 관광자원을 개발해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이는 낙안읍성뿐만 아니라 순천의 여러 관광 명소와도 연계된 계획이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어지는 다양한 주제의 전통문화 예술 공연을 상설화하고 주말과 공휴일 두차례씩 창극과 판소리·사물놀이·민요 등을 연간 100회 이상 할 것이라고 했다.

또 10월에 열릴 계획인 민속문화축제에는 김빈길 장군 부임행렬·백중놀이·성곽쌓기·큰줄다리기·수문장교대식 등 주민들이 직접 기획한 전통재현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연계 행사로 추진하는 전통·향토음식축제는 향토음식은 물론 농·특산물장터 운영, 떡메치기 체험 프로그램을 할 예정이다.

방문객에게 전통문화와 예술의 즐거움, 옛 볼거리 제공을 위해 다양한 관광자원을 개발해 낙안읍성을 찾는 관광객을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힐링명소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특히 낙안읍성뿐만 아니라 순천만국가정원·순천만(갯벌)습지·드라마촬영장·뿌리깊은나무박물관·순천왜성·선암사와 승선교·송광사·고인돌공원 등 국내에서 꽤 이름이 알려진 관광지가 함께 있다.

순천시는 최근 낙안읍성 민속마을과 함께 순천시의 주요 관광명소를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순천만 습지 모습.
순천시는 최근 낙안읍성 민속마을과 함께 순천시의 주요 관광명소를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순천만 습지 모습.

최근 순천시는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을 위해 순천시에 주소를 둔 시민에 한해 순천만국가정원·순천만(갯벌)습지·낙안읍성·드라마촬영장·뿌리깊은나무박물관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순천시민 1년 회원권'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유료 관광지를 순천시민에게 대폭 할인해 타지역 관광객이 다소 줄어들어 침체된 관광지의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운행이 중단된 '스카이큐브' 운행도 기대된다. 스카이큐브는 지난 2011년 1월 순천시와 포스코가 협약을 체결한 뒤 포스코가 610억원을 투자해 2014년 개통됐다.

그러나 2019년 투자위험분담금 지급 등 계약 이행상 다툼으로 대한상사원 중재를 거쳐, 지난해 6월 순천시에서 무상인수하고 현금 및 부품을 지급받는 것으로 결정났다.

순천시는 스카이큐브 운영활성화를 위해 통합발권 할인을 적용해 순천만국가정원·순천만습지로 운행하는 스카이큐브 모두를 일반인 기준 1만4000원, 순천시민의 경우 6000원으로 요금을 적용할 계획이다.

또 '순천 관광명소의 세계화'는 순천만국가정원·순천만(갯벌)습지·드라마촬영장 등 현대 및 자연 관광지와 순천읍성·뿌리깊은나무박물관·순천왜성·선암사와 승선교·송광사·고인돌 공원 등 과거를 대표하는 관광지를 연계하고 있다는데 의미가 있어 보인다.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순천시의 취재는 인프라와 관광지별 연계 부족이라는 거제지역 관광 실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