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7일부터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도시부 제한속도가 생활도로 30㎞·도시부도로 50㎞·주요간선도로 60㎞로 각각 하향 조정돼 시행된지 한달 여가 지났다.

정부는 '안전속도 5030', '속도를 줄이면 사람이 보입니다'라는 슬로건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국내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지난 2012년 5392명 이후 2019년 3349명·2020년 3079명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며, 올해에는 2000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경찰청의 이런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중학생 신분이자 보행자인 내가 느끼는 체감 안전은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경찰들의 단속이 뜸한 도시외곽이나 인도와 차도가 잘 구분되지 않아 차량과 사람들이 섞여 있는 이면도로의 경우 그 불안감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단적인 예로 하청면 하청리 하청중학교 일대가 그렇다.

거제시 하청면 하청리 연하해안로 일대에는 하청초·하청중·경남산업고등학교가 있다. 이곳 학생들이 마을 입구(GS칼텍스 주유소)에서 하청중학교와 경남산업고등학교로 가려면 폭이 1m도 되지 않는 좁은 인도(한쪽 방향만 존재)를 통해 불안에 떨며 100여m를 걸어가야 한다.

이곳은 온전한 차선이 없는 도로다. 양쪽으로 오가는 차량들과 불법주차한 차량들과 과속으로 산업자재를 운반하는 트럭들이 뒤섞여 언제든지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다.

방과 후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오후 시간에 지나가는 차량들을 조사해본 결과, 자주 산업자재를 운반하는 트럭들을 목격할 수 있었다. 어떤 트럭은 제한속도를 훌쩍 뛰어넘는 속도로 학교와 마을을 위험천만하게 질주하고 있었다. 심지어 트럭에 실려진 거대한 강판들이 차체 밖으로 삐져나와 학생들이 지나다니는 좁은 인도 위로 나무가지처럼 드리워져 트럭과 함께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예전부터 학교와 마을에서도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학생들과 마을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강철판과 중장비를 운반하는 트럭들이 학교와 마을을 우회할 수 있는 도로를 건설해 달라고 시에 건의한 적이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우회도로 개설에 대한 명확한 답은 없다고 한다.

즐거워야 할 등굣길에 학생들이 생명에 위협을 느끼게 해서는 안되는 게 당연하다.

'안전속도 5030'을 말로만 외치기 이전에 주변에 학생들과 보행자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요소들을 제때 찾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안전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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