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지 추가 조사 중 석환군 걷어내자 새로운 집수지 나와
쌍집수지 발견은 국내에서도 희귀한 사례…사적 등재 청신호

지난 2020년 도지정문화재 보수사업의 일환으로 경상남도의 기념물 제10호 거제옥산성의 건물지 정밀발굴 조사중 원형 집수지(集水址)가 새롭게 발견됐다. 이에 거제시는 옥산성의 사적 등재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2일 드론으로 촬영한 옥산성으로 붉은선 원내 두 개의 집수지 모습.
지난 2020년 도지정문화재 보수사업의 일환으로 경상남도의 기념물 제10호 거제옥산성의 건물지 정밀발굴 조사중 원형 집수지(集水址)가 새롭게 발견됐다. 이에 거제시는 옥산성의 사적 등재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2일 드론으로 촬영한 옥산성으로 붉은선 원내 두 개의 집수지 모습.

경상남도의 기념물 제10호 거제옥산성의 건물지 정밀발굴 조사중 원형 집수지(集水址)가 새롭게 발견됐다.

지금까지 국내에 발견된 쌍 집수지는 부산의 배산성과 전라도 광양의 마로산성 정도로 알려져, 옥산성 쌍집수지 발견은 학계에서도 희귀한 사례로 평가받으며 현재 거제시가 추진중인 옥산성의 사적 등재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거제시에 따르면 이번에 추가로 발견된 집수지는 지난 2020년 도지정문화재 보수사업의 일환으로 건물지를 발굴하다 우연히 확인됐다. 애초 이번 발굴이 집수지 조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앞서 진행된 조사에서 발견한 건물의 유적의 성격 및 보존·보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에서 나온 것이다.

집수지가 발견될 당시 건물지 아래에는 거제지역 성곽 유적에서 발굴되고 있는 몽돌 석환이 무더기로 발견됐으며 석환을 걷어내자 평면 원형에 직경 약 6m, 깊이 2.8m 규모의 2단 구조에 집수지가 나왔다.

새롭게 발굴된 집수지는 석축 바깥으로 점토로 보강처리 됐으며 바닥에는 판석을 편평하게 깔아서 축조했는데 줄눈의 모서리·맞댄면을 일정하게 쌓은 바른층쌓기법과 줄눈의 모서리·맞댄면을 일정하지 않게 쌓은 허튼층쌓기법 2가지를 사용해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바른층쌓기법은 최하단인 1단과 2단에서 확인되며 평면 원형의 형태로 '品'자형으로 쌓고 거의 수직으로 축조됐다. 석재는 장방형의 형태로 크기는 일정하지 않으며 허튼층쌓기법은 집수지의 최상부 1~2열에서만 확인되는데, 이는 조선시대 건물지 축조과정에서 대부분 훼손되고 일부만 확인됐다.

집수지의 내부토층은 크게 2개의 층으로 나누어지며 1층 최상부는 약 20㎝의 두께로 기존 조선시대 건물지와 맞닿아 있다. 집수지 내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층은 10~20㎝의 몽돌이 흙과 가득 채워져 있는데 이는 건물지 조성을 위해 일부러 집수지를 메운 흔적으로 보인다.

이번에 발견된 집수지는 앞서 2016년 발굴조사와 마찬가지로 통일신라시대 기와 및 토기, 고려·조선시대 기와 등이 확인됐다. 당시 발굴은 조선시대 마지막으로 축성된 것으로 알려진 거제옥산성이 사실은 통일신라 시대에 만든 성으로 밝혀지는 등 거제옥산성의 역사를 다시 쓰는 계기가 된 발굴로 평가받기도 했다.

거제시는 이번에 발견된 집수지가 앞서 발굴된 기존의 집수지와 축성 시기가 달랐더라도 거제옥산성의 기능 및 용도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됐겠지만 같은 시기에 비슷한 규모의 집수지가 2곳이나 존재했다는 것은 거제옥산성의 활용도뿐만 아니라 규모 면에서도 다시 한번 면밀히 검토해야 될 발굴이라는 설명이다.

집수지 주변에는 길이 92∼160㎝, 너비 64∼82㎝, 깊이 30∼40㎝의 수혈(구덩이) 2기도 확인됐다. 2기의 수혈 모두 집수지의 외부 보강 점토를 깬 흔적이 있는 것으로 미뤄 조선시대 건물지 축조 이후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번 발굴은 거제시가 거제옥산성에 꾸준히 관심을 보이며 발굴 및 정밀조사에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거제옥산성의 발굴은 지난 1995년 동아대학교 박물관팀이 시굴조사 이후 별다른 관심 및 성과가 없었으나 지난 2016년부터 성내 집수지를 조사하면서 본격적인 발굴 작업이 이어졌다.

2016년 옥산성 내 집수지 시굴조사 결과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유물이 쏟아졌고 이후 2017년 추가로 실시한 정밀조사에서 삼국시대에 조성 이후 조선 후기까지 바닥 준설 후 재사용된 사실이 밝혀졌다.

또 2019년 건물지에 조사와 지난해 기존 집수지 서쪽 건물지(2호) 일대 조사에 이어 지난 1월 성벽 및 문지 정비와 복원의 기초자료를 활용하기 위해 정밀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집수지뿐만 아니라 성벽의 축성에서도 거제옥산성이 삼국시대 처음 만들어진 후 고려와 조선 시대에 걸쳐 사용된 것으로 밝혀져 학술자문단으로부터 '사적에 걸맞은 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 관계자는 "건물지 발굴을 위해 조사하다 우연히 집수지가 발굴돼 놀랐다"면서 "쌍집수지 발견은 전국에 몇 없는 희귀한 사례여서 거제옥산성의 사적 등재에 대한 기대와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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