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 거제신문 서울지사장
김철수 거제신문 서울지사장

전세계가 코로나19 이후 인류에게 또 닥칠지 모르는 '미래의 감염병(일명 DiseaseX)'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학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J일보 특별 인터뷰기사에 의하면 감염병 팬데믹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UC데이비스 감염병학 조나 마제트 교수인 교수도 그중 한 명이다. 그녀는 "코로나 사태로 얻은 교훈을 잊는다면, 더 치명적인 팬데믹이 또 올 수 있다"고 했다.

마제트 교수는 2009년부터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국제개발처(USAID) 지원으로 세계 35개국 연구자·관료 6000명과 협업해 감염병을 연구한 'PREDICT(예방)' 프로젝트의 총책임자다.

그녀는 "인수 공통 감염바이러스는 학자에 따라 다르게 추산하지만 나는 50만종으로 본다"며 "이중 연구팀이 밝혀낸 것은 0.2%에 불과하다. 또다른 바이러스 감염병은 오느냐 마느냐의 문제를 넘어 언제 어디서 터지느냐의 문제"라고 했다.

그녀는 코로나 예방백신과 치료제 개발에만 만족해서는 안되고 근본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녀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의미 있는 성과지만 빈발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 속에서 이는 상처에 밴드를 붙이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 정도 대응이 최선이라고 여긴다면, 미래 세대는 계속 바이러스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바이러스 연구의 최종 목표는 인간과 바이러스가 각자 공존할 수 있도록, 인간행동의 교정을 촉구하는데 있다"며 "미래의 감염병 '감염병X'에 취약하지 않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고, 그 예방 역시 어느 한 국가에 책임지울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 왜 위험한 바이러스가 자꾸 인간을 공격하는가? 감염병 학자들은 "바이러스가 퍼지는 게 아니라, 인간이 바이러스를 퍼뜨린다"고 말한다.

바이러스는 수천, 수만년 간 야생에 나름의 필요로 존재했고, 인류와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대부분 인간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그러나 인간이 초래한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기후변화로 야생 생태계를 침범하고 생물종(種) 다양성을 파괴했다. 야생에 갇혀있던 바이러스들이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숙주인 인간으로 옮겨 타고 있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통상 새로운 숙주를 만나면 더 가혹하게 진화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바이러스성 감염병이 점점 더 자주, 강도 높게 인류를 휩쓸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류의 중간 숙주인 박쥐를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박쥐는 생존을 위해 낮은 면역력을 가진데다 수백만 마리씩 모여 살기 때문에 다양한 바이러스의 혼합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동시에 박쥐는 꽃가루를 퍼뜨리고 해충을 잡아먹어 생태계와 인간 모두에 도움이 되는 동물이다. 만약 박쥐를 잡았다간 더 치명적인 바이러스 확산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박쥐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공존하는 것이다.

바이러스 연구자 입장에서 보면 감염병X에 취약하지 않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 그 예방 역시 어느 한 국가에 책임 지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인간의 운명은 결국 자연에 달려있다. 그리고 생태계 보호와 기후 변화 대응은 모두가 함께해야 하는 일이다.

필자는 지난 8월에 '바이러스 판도라상자 열리나'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에 대해서 주장한 바가 있다. 이번의 특별 인터뷰를 보고 느낀 결론도 역시 대동소이하다. 결국 지구촌에 사는 생명체는 공동운명체인 것이다. 인간의 운명도 결국 창조주께서 생명체를 창조한 원리대로 '생육하고 번성하라'인데 공존이 답이다. 공존하려면 결국 자연에 달려있지 싶다.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생태계를 보호하고 지구온난화를 막는, 기후변화에 함께 대응해야만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이 답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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