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소리고분
농소리고분

지난 2004년 경남발전연구원 역사문화센터가 발굴한 고분 1기에서 거제뿐 아니라 삼한시대 한일 교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들이 쏟아졌다.

대우건설이 시행한 거가대교 접속도로 '거제-부산간 연결도로 민간투자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한 시굴조사(2001년) 과정에서 발견된 이 고분은 발굴전까지 봉분의 정확한 성격을 알 수 없어 시굴 당시까진 별 관심을 모으지 못했다.

하지만 발굴 결과는 놀라웠다. 고분의 형태도 특별했지만, 무덤 주인을 가늠할 수 없는 부장품은 지금까지 발굴된 어떤 고분에서도 발견되지 않은 독특한 자료였기 때문이다.

발굴조사에 따르면 농소리 고분의 주인은 5세기 말에서 6세기 초, 한반도에 진출한 일본 규슈(九州) 지역의 왜인(倭人)이다.

이제까지 국내에선 가야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일본계 고분이 더러 발견됐지만, 농소리 고분만큼 일본 규슈지역 석실과 비슷한 고분의 발견은 없었다.

삼한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 한반도와 가장 활발하게 교류한 왜 지역인 규슈지역 왜인의 무덤은 농소리 고분 이전에 발견된 사례는 옛 백제지역이 대부분이었다.

왜계고분 대부분이 신라나 가야의 영향을 받은 반면, 장목리 고분의 경우 신라·가야의 유물없이 왜계고분 특징만 고스란히 담고 있어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농소리 고분에서 발견된 왜계유적 및 유물은 고대 거제지역과 일본의 교류 활동을 잘 보여주는 유적으로 는 옛 거제 땅에 세워진 독로국(瀆盧國)이 변한의 나라들 가운데 가장 밀접하게 왜와 교섭한 곳이라는 증거로 거제-독로국설에 무게를 더한다.

거제지역에서 발견된 농소리 고분·아주동 고분·둔덕기성·옥산금성·다대산성 등의 다양한 고대 유적들은 거제지역이 삼국시대 초기 가야권에 속했다가 후기에는 신라권으로 편입돼 통일신라시대까지 지속된 변한 독로국의 후예라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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