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거제다대교회 목사
김수영 거제다대교회 목사

신록의 계절 5월 가정의 달이 돌아왔습니다. 코로나19로 온 세상이 숨죽어 있는데 우리 주위의 산과 들녘엔 겨우내 움츠렸던 모든 생명이 봄바람에 춤을 추면서 짙은 연초록 얼굴로 화장을 한 채 우리들에게 희망을 노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5월이 되면 생각나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집안이 화평하면 만사가 잘 된다’라는 말이지요. 웬만한 집의 안방에나 대청마루에 흔히 걸어 놓은 글귀라 너무나 익숙하고 평범한 글인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부부싸움을 한 후 출근한 남편이 직장 일이 손이 잡히겠습니까? 일하는 게 신이 나겠습니까? 자식이 잘 안되고 허구한 날 속을 썩인다면 가정에 그보다 큰 우환이 어디에 있겠으며, 그런 가정에 무슨 웃을 일이 있겠습니까? 거기에 고부간에 갈등으로 서로 미워하고 형제간에 재산으로 아귀다툼을 벌이다면 다름아닌 지옥 같은 가정이 될 것인데, 그런 가정에서 어떻게 행복하게 살 수 있겠느냐 그 말입니다. 서로 사랑하고 화목하면 온 가족이 행복합니다. 일하는 게 얼마나 신나고 즐거운지 모릅니다. 살 맛이 납니다. 그저 싱글벙글 콧노래가 절로 나올 것입니다. 그러니 세상에 어떤 다른 일보다도 가정의 화평이 최우선입니다.

가정은 사회 조직의 기초단위로 인간의 삶의 터전이요, 생활공간으로 우리들의 삶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는 가정에서 함께 먹고, 자고, 평안히 쉬고, 가족애를 나누며 서로 의지하고 힘 되어 주면서 더불어 살지요. 그래서 가정을 두고 행복의 보금자리라고 하는 것입니다. 가족 없는 나 없고 나 없는 가정이 없으니 가정은 우리가 열심히 일하고 돈 벌면서 살아야 할 존재 이유요, 반드시 지켜야 할 공동체입니다. 그러니 가정은 무조건 화목해야 하고 행복해야 합니다. 그러면 세상도 평화로운 좋은 세상이 되고, 나라도 잘될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일은 가정에서 출발하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들의 가정이 노인학대, 아동학대, 부부갈등으로 인한 심각한 가정폭력 등으로 이혼하는 가정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며, 그런 가정해체로 인한 충격으로 가출한 비행 청소년들 늘어나면서 우리 사회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비행청소년들의 문제는 아이들의 문제가 아닙니다. 가정불화에서 비롯된 어른들의 문제이지요.

제가 아는 청년 중에 참 괜찮은 친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청년이 어릴 때 아버지가 술만 먹으면 의처증이 발동하여 마누라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아이에게도 폭언을 퍼부어면서 술 사가지고 오라고 내쫓곤 했습니다. 부부간에 싸운 후 그 집에 가보면 온 세간이 널 부러져 있어서 앉을 곳이 없었고, 가정의 분위기는 너무나 공포스러워 잠시 머무는 것조차도 끔찍했습니다. 결국에 그 부인은 살 수가 없어 도망가고 말았고, 용돈이 없어서 늘 궁했던 아이는 손버릇 때문에 소년원에 가게 되어 그 가정은 풍비박산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나중에 청년이 되어 좋은 여자친구를 만나 가정을 꾸려 살게 되면서 안정이 되고, 평안해지면서 요즈음은 가장의 책임감을 가지고 얼마나 열심히 사는지 모릅니다. 나는 그 청년을 통해서 화목한 가정의 중요성을 깊이 깨달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화평케 하는 자라야 하나님의 아들이라 불릴 자격이 있다(마5:9)” 하셨으며, 성경 (히12:14)에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평함과 거룩함을 따르라 이것이 없이는 아무도 주를 보지 못하리라”하셨고, (잠15:17)에 “채소를 먹으며 서로 사랑하는 것이 살진 소를 먹으며 서로 미워하는 것보다 나으니라”하시며 화목하게 살 것을 명하고 계십니다.

가정의 화평은 뭐니뭐니해도 부부에게 달려 있습니다. 부부가 서로 사랑하면서 사이가 좋으면 만사형통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부부를 향해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주심 같이 너희도 각각 자기의 아내 사랑하기를 자신같이 하고, 아내도 자기 남편을 존경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부모님에게 잘하고 효도하면 됩니다. 세 번째로 자녀들을 잘 양육하여 자녀들이 잘되면 행복한 가정이 됩니다.

그래서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를 공경하라 이로써 네가 잘 되리라. 또 아비들아 네 자녀들을 노엽게 하지 말고 주의 말씀, 진리로 잘 양육하라(엡6:1-3)” 하셨습니다.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그래야만 합니다. 가정이 무너지면 우리들의 삶 전부가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부부의 날(5.21)을 맞이하면서 부부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여 행복한 가정 이루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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