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금 미지급에 노조, 조정신청 내고 25일 파업 예고
市 "보조금 주면서 성과금 지급 통지했는데…" 난색

거제시 고현동에 있는 고현버스터미널 모습.
거제시 고현동에 있는 고현버스터미널 모습.

거제시민의 발인 시내버스 파업 불씨가 여전하다. 거제지역 시내버스 노조와 사측이 지난 3일 막판 협상에서 결정한 운수종사자 임금 및 성과금 지급 약속을 어겼기 때문이다.

시내버스 노조에 따르면 사측(삼화·세일교통)은 지난 6일 운수종사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성과금을 주지 않았고, 15일 예정된 임금조차 지급 여부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노조는 지난 7일 오전 대의원회의를 열고 사측의 약속 미이행을 규탄하면서 10일 조정회의를 다시 신청키로 했다. 또 협상이 결렬될 경우 조정기간 15일이 끝나는 오는 25일 첫차부터 시내버스를 멈추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노조측 관계자는 "버스를 멈추지 않기 위해 '어용노조'라는 말까지 들어가면서 양보를 거듭해 협상을 어렵게 타결했으나 사측이 노조와 거제시와의 협상안을 깡그리 무시하고 지급해야 할 성과금조차 주지 않고 있다"며 "이제는 더 물러설 곳이 없고 운수종사자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서 투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관계자는 또 "사측은 시내버스 운영 적자가 누적돼 지금의 조건으로는 더 이상 버스를 운영할 수 없다는 이유 등을 들며 노조 뒤에 숨어서 시민의 발을 볼모로 이참에 거제시로부터 더 많은 보조금을 받아내려는 속셈이 눈에 보인다"면서 "성과금과 임금 지급을 위해서 거제시가 교부한 보조금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 것은 횡령에 해당될 수도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현재 운송종사자들은 사측의 4대보험 체불로 대출조차 막히는 등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조정회의 중재를 통해 당장 대중교통을 멈추는 최악의 사태를 막은 거제시도 성과급 미지급과 파업 예고에 크게 난감한 입장이다.

거제시 교통과는 조정회의 협상에 따라 비수익노선 손실보전금 5월분을 지난 4일 교부하면서 "교부액은 5월6일 지급될 운수종사자 상여금 및 5월15일 지급될 운수종사자 급여로 집행해 임금 체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통지했다. 그러면서 교부액 사용 후 집행 결과(증빙자료 포함)를 제출하고, 보조금의 부적정한 집행 및 집행내역 허위제출 시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그런데도 거제시의 보조금을 받은 사측은 지난 6일 운수종사자 성과금을 지급하지 않아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앞서 노조는 임금 인상과 수당 신설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했었다. 지난달 22·23일 양일간 조합원 220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80%가 찬성했다. 이로써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한 노조는 이날 조정회의마저 결렬되면 4일 새벽 첫차부터 운행을 멈추기로 했다.

2개 업체는 50개 노선에 시내버스 110대를 운행 중이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시민 불편이 불가피했다.

노조는 2020년 거제시 표준운송원가 산정 용역상 임금 인상률인 2.62%에 준한 임금 인상과 무사고 수당 5만 원 신설, 임금 체불 및 4대 보험료, 퇴직금 연체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승객 감소로 작년에만 25억원에 달하는 적자가 났다"며 난색을 보이면서 비수익노선 손실보전금 증액 및 원가보상제 도입 등을 요구했다.

노사 간 견해차가 커 협상이 난항을 겪자 거제시가 중재에 나섰다. 막판 협상 끝에 거제시는 노조에 임금 인상분 보장 등을 확약하면서 당장 대중교통이 멈추는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됐다.

이날 확약에 따라 시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적용되는 2020년 임금 협약의 임금 인상분 2.62%를 보장하는 한편 반복되는 임금 체납, 4대 보험 체납 등을 해소하고자 직불 등 방안을 포함한 대책을 오는 6월 말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노조는 파업을 유보(조정 신청 취하)하고 사측과 임금 협상을 계속하면서 일단락됐다. 그러나 파업 유보 이틀 뒤 지급하기로 약속했던 성과금이 지급되지 않으면서 시내버스 파업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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