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9일 부처님 오신 날】거제의 사찰을 찾아서① - 거제시 수양동 '금강사'

거제시 수양동에 있는 '금강사'
거제시 수양동에 있는 '금강사'

거제지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밀집한 옛 신현읍(고현·장평·상문·수양) 지역에서 10분 정도면 만날 수 있는 사찰이 있다. 마을에서도 멀지 않은 동산에 위치해 있지만 도심의 북적거림과 달리 고요함이 이어지는 편안한 사찰 금강사(주지 성원스님)다.

국사봉 자락 수양동에 자리 잡은 금강사에서 가장 먼저 만난 것은 ‘마음챙김’이다. 건물의 출입문 곳곳에선 ‘마음챙김’이란 글귀를 볼 수 있는데 이는 금강사가 어떤 사찰인지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해부터 창궐한 코로나로 몸과 마음이 지친 시민과 신도들에게도 꼭 필요한 ‘마음챙김’은 성원 스님의 깨알 같은 배려중 하나일 뿐이다.

금강사 주지 성원스님.
금강사 주지 성원스님.

지난 2017년 4월 현대식 2층 현대식 건물로 바뀐 금강사가 고찰이나 전통적 건물구조가 많은 일반적인 사찰에 비해 이른바 ‘절맛’ 또는 ‘절분위기’가 나지 않는다고 돌아서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현대식 건물의 금강사는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가는데 사찰도 그에 맞춰 변해야 한다’는 주지스님의 깊은 속뜻이 담겨 있다. 예전처럼 사찰을 찾기 위해서 가파른 산등성이와 좁은 오솔길을 걷고 계곡을 건너 힘들게 만나는 사찰이 아니라 대중과 가까이하며 더 다양하고 소중한 만남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금강사엔 다른 사찰에서 볼 수 없는 엘리베이터도 설치돼 있다. 노약자나 장애인 신도를 배려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금강사를 찾는 모든 시민이 좀더 편안하게 부처님을 만나고 가라는 뜻이기도 하다.

금강사 법당.
금강사 법당.

금강사 1층은 사무실과 불교대학 강의실과 상담실이 있고 2층은 법당이다. 특히 상담실은 남녀노소, 금강사의 손님 누구나 마음 편하게 차(茶)를 즐기며 소통하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수월 들판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금강사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다 보면 마음을 챙기지 않으려고 해도 마음이 저절로 챙겨지는 듯했다.

그나마 전통식으로 지어진 불당은 본당 뒤편에 고즈넉한 공간인 삼성각이다. 삼성각 옆엔 직사작형의 큰 그늘이 인상적인 정자가 하나 있는데 정자의 이름인 ‘소담루(笑談樓’)처럼 누구나 편하게 이야기하고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돼 있다. 삼성각 앞 장독에 핀 붓꽃을 비롯해 녹차나무·블루베리·보리수 열매가 지천이다. 하지만 가장 많은 혜택을 보는 건 국사봉의 고라니들이라고 한다.

2017년 새로운 불사를 시작하면서 금강사에 전에 없던 구조물 하나가 생겼는데 금강사 입구에서부터 만나는 관세음보살상이다. 이 불상은 건물터파기 작업중 나온 바위(질좋은 청석)를  조각해 만든 것으로 금강사의 멋을 더하고 있다.

금강사 불교대학 강의실.
금강사 불교대학 강의실.

20년 전 거제지역에 뿌리내린 금강사에서 바뀌지 않는 것은 오직 부처님의 가르침뿐인 듯하다. 금강사의 꾸준한 자비가 언제나 지역사회와 함께하고 있었던 것도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비롯된 것 같아서다. 사회와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함이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된다는 믿음, 불교에서 말하는 ‘자비’는 금강사가 오랫동안 실천해 온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거제지역에서 금강사하면 ‘지역사회 공헌’이라는 말부터 나오는데 금강사와 (사)함께하는 우리마음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은 거제지역에서 정평이 나 있다.

대표적인 공헌 활동 몇 가지만 소개하면 불교대학, 지역 최초의 돌봄센터 운영, 무료급식, 야생동물 위령제, 세계음식 및 다문화 초청 사찰음식전, 다문화 문화강좌 등이다 이 사업 대부분은 거제지역 최초이거나 금강사에서 오랫동안 꾸준히 지역 사회를 위해 진행해오고 있는 것들이다.

성원 스님은 “종교가 있어서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있기에 종교가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금강사는 권위적이지 않고 지역사회를 위해 공헌하며 거제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사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강사 주지 성원스님과 본지 최대윤.이남숙 기자가 차를 마시고 있다.
금강사 주지 성원스님과 본지 최대윤.이남숙 기자가 차를 마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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