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념물 제95호인 '덕포이팝나무'

거제의 5월은 고슬고슬한 하얀 쌀밥이 달린 듯한 덕포 이팝나무가 익어가는 계절이다.

지난 1990년 1월 16일 경상남도 기념물 제95호에 지정된 덕포이팝나무의 정식 명칭은 '거제 덕포동 이팝나무(巨濟 德浦洞 이팝나무)'다. 거제지역은 동백나무와 벚나무·후박나무 다음으로 이팝나무가 가로수로 많이 심어졌는데 현재 거제지역에는 4000그루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거제시민에게도 익숙한 나무다.

300살을 훌쩍 넘긴 덕포이팝나무는 높이 15m·둘레는 3m, 수관 폭은 동서 16m·남북 14m다. 아팝나무는 조선시대 사람들이 벼슬에 올라야만 이(李)씨 임금이 내리는 하얀 쌀밥을 먹을 수 있어 쌀밥을 '이밥'이라 불렀고 이후 '이밥나무'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또 5월초에 꽃을 피우는 이밥나무의 식생과 관련해 이 시기는 24절기중 입하(立夏·양력 5월6일쯤) 전후에 꽃을 피운다는 의미로 '입하나무'라 불렀다는 설도 있다.

예부터 덕포 주민들은 이팝나무꽃이 얼마나 풍성하게 개화하는가에 따라 그해의 농사를 가늠하기도 했단다. 물기를 좋아하는 이팝나무의 특성상 꽃이 많이 피고 오래 가면 땅에 물이 많아 풍년이 되고, 반대로 꽃이 적게 피고 볼품이 없으면 물이 부족하기 때문에 흉년이 온다고 믿었던 것이다.

덕포이팝나무와 같이 기후를 예측하는데 사용하는 나무를 기상목이라 하는데 현재 덕포 이팝나무의 건강 상태는 좋지 않다.

마을 주민에 따르면 물을 좋아하는 이팝나무의 특성상 지하수와 깊은 관련이 있는데 덕포동에 아파트 단지 등 건설 공사가 진행되면서 덕포이팝나무로 가는 지하수를 건드려서인지 몇 년 전부터 큰가지 2개가 말라 죽어가고 있다.

이팝나무는 우리나라에 13그루가 천연기념물(7그루) 및 시·도기념물(6그루)로 지정돼 있는 만큼 거제시의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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