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목농협 김현준 조합장

조선산업과 해양관광을 표방하는 거제지역이지만 오랫동안 거제를 지켜온 근본은 농민과 어민이었고 그 중심에는 지역 농협의 역할이 중요하다.

2019년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는 '파란' 그 자체였다. 신예들이 선전하면서 13개 조합 중 9개 조합의 조합장이 새 인물로 교체됐기 때문이다. 특히 9명의 조합장중 확연히 눈에 띄는 조합장의 탄생도 있었다. 그 사람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장목농협 김현준 조합장이다.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대부분의 조합장 후보들이 농협에 오랫동안 근무한 간부 출신 또는 농협 관계자·전문농업경영자인데 비해 그는 고향에 귀촌한지 5년 남짓된 신출내기 초보 농사꾼에 불과했다. 장목면 관포리가 고향이지만 젊은 나이에 고향을 떠나 긴 타향살이를 했던 김 조합장은 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늘 마음 한 켠으로 다짐했던 버킷리스트 1번이 '60대가 되면 모든 일을 내려놓고 고향으로 내려가기'였다고.

고향에 내려와서 김 조합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한 마지기가 조금 넘는 땅에 농사를 짓는 일이었다. 고향에서 평생 농사만 지어온 형님에게 농사일을 조언받기도 했지만, 농사일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래서 더욱 장목농협의 조합원들인 농민들의 위대함을 몸소 체험했다고 한다.

정도경영 위한 '법고창신(法古創'의 철학

그가 조합장 선거를 통해 장목농협 조합장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평소 그의 품성과 추진력을 믿었던 고향 사람들의 믿음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조합장을 지지하는 조합원들은 행정학을 전공한 김 조합장에게 장목농협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조직체계를 구축하고 더욱 발전하는 농협을 만들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고 한다.

취임 후 김 조합장이 가장 먼저 노력을 기울인 행보는 조합원과 소통하면서 조합과 조합원을 위한 조합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 꺼내든 경영철학이 '법고창신(法古創新)', 즉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신념이었고 그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기본에 충실한 정도경영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그 결과 취임 직후 적잖은 적자를 기록하던 장목농협을 단 1년 만에 흑자를 기록하는 농협으로 탈바꿈시켰다.

먼저 취임 1년 만에 하나로마트 매출이 11억을 넘긴 일로 조합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하나로마트의 운영은 조선산업의 불황과 1년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로 인해 지역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만들어 낸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장목농협의 미래를 위한 발걸음

김 조합장이 짊어진 무게는 적지 않다. 최근 거제지역 관광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는 장목면 지역이지만 농촌의 고령화는 계속 가중되고 있고 그에 따른 일손부족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닌 당장 해결해야 하는 현안이기 때문이다.

현재 장목농협은 조합원 1281명중 65세 이상 조합원이 895명으로 조합원 전체의 70% 정도가 급속도로 노령화가 진행중이다. 그래서 그가 조합원들을 위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조합원들의 복지 증진이다. 또 다음 세대를 위해 매월 청년 조합원을 1명 이상 가입시키는 일에 정성을 다하는 등 장목농협의 먼 미래와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김 조합장의 지역 특산품 사랑도 남다르다. 장목면 하면 떠오르는 송진포양파와 고구마를 '전국에서 가장 먼저 수확되는 송진포양파와 고구마는 달고 품질이 좋다'라며 자랑이 장황했다.

나아가 김 조합장은 양파와 고구마 작목반의 공선출하회(公選出荷會) 구성과 지역상품 브랜드화 등 유통혁신을 위한 방안도 모색 중이다.

모든 농협이 마찬가지겠지만 김 조합장의 바람은 임기 중에 장목농협의 수익증대와 조합원들의 소득증대가 가장 큰 현안이라고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 장목지역의 농산물 판로뿐만 아니라 조합과 생산자 조직의 연합사업 등 여러 발전 방안을 위해 고심하고 있는 눈치였다.

김 조합장이 취임한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가장 힘든 것이 농민과 조합원이 조합장에 거는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할 때라고 했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 신발끈을 더 단단히 조여매고 장목농협의 약진을 위해 조합원을 만나고 조합을 살찌우는 일에 매진할 생각이다.

김 조합장은 "처음 조합장을 준비할 때부터 조합의 주인은 농사짓는 농민이 주인이 되는 농협을 만들고 싶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농심을 바탕으로 조합원과의 여러 가지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소통과 공감, 투명한 경영, 임직원은 임직원 답게, 조합원은 조합원답게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변화와 혁신으로 장목농협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조합원분들의 많은 성원을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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