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깊은 수협은 바람에 아늬뮐세…"
"뿌리깊은 수협은 바람에 아늬뮐세…"
  • 최대윤 기자
  • 승인 2021.04.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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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수산업협동조합 엄준 조합장

농·수협은 농·어촌과 농·어업을 발전시키고 농·어업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특히 대도시 농업과 달리 지역 농·수협은 해당 지역의 경제와 문화의 9할을 책임지는 곳으로 농·어촌 현장 일선에서 농어민들의 손을 맞잡고 애환을 나누는 생활의 중심이기도 하다. 본지는 거제지역의 농·수협을 차례로 찾아 고령화와 경제위축, 인구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는 거제지역 농·어촌의 문제점과 해답을 얻고자 한다.                      - 편집자 주

바다가 만든, 그래서 바다를 닮은 사람

거제의 가장 작은 유인도 고개섬. 도선도 통학선도 닿지않아 학교를 다니기 위해 자기 키보다 더 큰 노를 저어 뭍으로 가야 했고, 물이 귀한 겨울이면 빨래거리를 배에 싣고 뭍에 있는 개울에서 입김을 불며 빨래를 하던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늘 섬과 바다를 동경했다. 어장을 운영하던 부친의 어깨너머로 바다를 배웠고 고등학교와 대학교 진학을 위해 잠시 섬과 멀어졌던 시절에도 자신이 되돌아갈 곳은 바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학업을 마치고 나서 미련 없이 섬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90년대 초,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청년이 된 소년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어깨너머로 배운 바다와 마주하고 있었다.

소년은 바다에 다시 돌아온 지 10여년 만에 번듯한 수산업 경영인 및 수산전문가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소년의 이름은 거제수산업협동조합의 수장 '엄준'이다.

거제수협 제자리로 돌리기에 주력

지난 2019년 엄 조합장의 당선 인사말은 "껍질을 깨고 알에서 새 생명이 솟아나듯 완전하고 새로운 수협을 만들겠다"는 말로 시작됐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의 첫 구절인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누구든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와 닮았다.

엄 조합장의 취임사 첫머리는 부실경영을 타파하고 장기간 적자에 허덕이는 거제수협을 정상화 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그가 취임할 당시 거제수협은 조선경기의 몰락과 함께 부실경영으로 수년째 적자를 내며 수협중앙회로부터 각종 제제를 받고 있었다.

이에 엄 조합장은 부진한 사업은 과감하게 폐쇄했으며 당장은 힘이 들지만 거제수협의 미래를 위해 명예퇴직을 통한 구조조정을 단행해 인적구조를 쇄신했다. 또 침체된 조직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각종 인맥으로 치우쳤던 예전의 인사제도를 탈피해 오로지 능력과 성과에 따른 인사제도를 강력하게 시행했다.

엄 조합장의 이러한 인사제도 혁신으로 그동안 남성으로만 구성된 거제수협 상호금융사업 지점장에 첫 여성 지점장이 탄생할 수 있었다.

고진감래하면 전화위복

하지만 이러한 엄 조합장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바이러스’의 유행은 거제지역 수산물 유통에 직격탄을 날리며 위기로 다가왔다.

특히 거제의 시어이자 거제어민의 주력상품 중에 하나인 거제대구의 유통에 큰 역학을 했던 대구축제를 열지 못 할 경우 적잖은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었다.

이에 엄 조합장은 과감하게 오랫동안 오프라인 축제 체제를 유지했던 거제대구축제를 버리고 온란인으로 개최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결과는 그야말로 대성공을 넘어 ‘전화위복’이었다. 거제대구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대구 현장 판매를 공영홈쇼핑을 통해 팔았는데 예상보다 소비자의 반응이 좋았기 때문이다.

특히 엄 조합장은 대구판매를 위한 공영홈쇼핑에 직접 호스트로 나서 거제지역수산물 판매 활성화를 위해 지역 특산물인 대구를 가정에서도 쉽게 요리할 수 있도록 손질한 상품을 소개했다.

당시 공영홈쇼핑은 소비자의 시청이 가장 적은 오후 1시에 방영을 편성한데다 대중화되지 않은 상품(손질 대구)에 신뢰성을 이유로 방송을 위해 준비한 2500세트의 절반도 판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거제수협의 손질 대구는 완판을 넘어 1100세트 초과 판매를 기록하며 애초 1회만 예정이었던 방송 분량도 3회까지 늘리며 대구 유통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게 됐다.

현재 엄 조합장은 대구의 온라인 판매 경험에 힘입어 거제지역에서 생산되는 모든 수산물의 가공과 유통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해불양수, 편견 없는 정직한 수협이 되는 길

거제수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수협으로 75개 어촌계, 3800여 조합원과 192명의 직원으로 구성돼 상호금융 12개 지점, 위판장 5개소, 급유소 9개소, 수산물가공팀, 마트, 냉동 창고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거제수협의 경제사업은 전국에서도 손꼽을 정도로 탄탄한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수산물 가공팀은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의 위생을 관리하는 HACCP 인증을 받아 거제시민과 전국민에게 가장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엄 조합장이 거제수협의 정상화와 함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는 부분은 이런 좋은 기반위에 있는 거제수협을 더욱 잘사는 수협으로 만드는 것이다.

바다는 어떤 물도 마다하지 않듯이 엄 조합장은 경영에 있어 편견 없고 원활한 소통이 있는 유연한 조직 문화가 있어야 조직이 발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엄 조합장은 올해만큼은 그동안 노력해온 쇄신을 바탕으로 수년 동안 장기간에 걸친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로 전환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엄 조합장은 “수년 동안 어업 경영자들의 반목과 갈등이 거제수협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었다면 이제는 현실을 직시하고 거제수협이 하루빨리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시 위해선 시민과 조합원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 그리고 응원이 필요하다”며 “어민 생산품의 가격 향상과 어업인의 소득 증대를 이루고 가공사업단의 가공율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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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옥 2021-04-26 18:55:34
자기광고 하지마시고
잘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