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집안 여기저기 안먹고 버려진 약을 정리하던 A씨. 병원에서 처방받은 알약과 플라스틱 병에 담긴 물약 등이 한웅큼이나 됐다. 동사무소에 따로 분리수거함이 있다고 들었지만 귀찮아 알약은 종량제봉투에 담고 물약은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렸다.

유통기한이 지난 병원 처방 약과 영양제들을 어떻게 버릴까 고민하던 B씨. TV에서 먹다 남은 병원 처방약을 일반 쓰레기로 버리면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고 들었다.

약국이나 보건소, 동사무소에 가면 받아준다고 하지만 코로나로 나가기 귀찮아 알약은 그대로, 물약은 통만 따로 분리수거하고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렸다. 많지도 않은 약인데 어떠랴 싶었다.

거제시 고현동 C약국 약사에 따르면 처방받아 조제된 약의 경우에는 최대한 처방일에 맞게 복용하는 편이 좋다. 시럽제의 경우 대부분 조제 후 2주 안에, 안약은 개봉 후 한달 이내, 연고는 개봉 후 6개월 이내에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항생제·유산균제·효소제·소화제 등 변질되거나 곰팡이가 생기기 쉬운 약과 가루로 분쇄된 약은 6개월 이내에 복용해야 한다.

안약은 일회용으로 포장된 경우 개봉한 직후 다 사용하고, 남은 약은 바로 버려야 하며 다회용인 경우 개봉 후 한 달 이내에 사용한다. 연고는 개봉 후 6개월 이내에 사용하고 사용 기한이 지나면 버려야 한다.

오래 돼서 쌓여있는 약들을 처리하는 방법은 '폐의약품 수거함'을 통해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폐의약품 수거함은 약국·보건소, 면·동주민센터에 비치돼 있다.

거제시보건소 의약팀에 따르면 알약류와 물약류·연고류 폐의약품 수거함이 따로 마련돼 있다. 수거함이 차면 시 자원순환과에서 수거해 소각한다. 약국은 폐의약품 수거함을 마련해 1달에 1회 보건소에 가져다 준다.

주민센터는 A4용지 크기의 폐의약품 수거함을 따로 마련해 약국을 제외한 주민들이 가져오는 폐의약품을 수거한다. 동주민센터는 1주일에 1회 또는 2주일에 1회 수거해 생활쓰레기와 함께 매립장으로 보내 소각한다. 

자원순환과에 따르면 가정집에 나오는 것으로 생활폐기물과 폐의약품 등은 2017년 12월 환경부 생활계유해폐기물 지침에 의거 모두 소각한다.

버려진 약이 땅에 묻히면 약이 녹아 땅속에 스며들어 식물이 흡수하고 생활하수와 함께 버린 물약은 강물로 들어가 물고기 생태계를 교란시키게 된다.
실제로 강물에 버려지는 피임약과 항우울제로 인해 호르몬에 교란이 생겨, 성전환된 물고기가 발견되고 있다는 사실은 미국·유럽·우리나라 등 전세계에서 보고되고 있다.

대한약사회에서는 가정 내 폐의약품 수거를 위해 보건소·약국과 면·동주민센터에 폐의약품 수거함을 마련해 안전하게 수거하고 있다. 집에서 쓰다 남은 약은 가까운 약국이나 주민센터에 가져가 안전하게 소각 처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단지 아파트 관리사무소 옆에는 폐건전지 수거함·헌옷 수거함·폐식용유 수거함·폐형광등 수거함 등 주민생활 편리를 위해 각종 수거함이 설치돼 있다.

관계당국에서는 폐의약품의 안전한 수거를 위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도 폐의약품 수거함 설치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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