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기자회견 열고 임금 인상 등 6개 요구안 밝혀
협력사 대표들 “업계 감당 수준 넘는 무리한 요구…업무 복귀” 호소

지난 12일 오전 대우조선해양 파워그라인드 작업자 400여명이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작업거부 투쟁을 벌이며 사내 9개 도장업체를 향해 단체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대우조선해양 파워그라인드 작업자 400여명이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작업거부 투쟁을 벌이며 사내 9개 도장업체를 향해 단체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에서 파워그라인드 작업을 하는 파워공들의 작업거부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들 400여명의 파워공들은 지난달 31일부터 작업거부 투쟁을 벌이며 사내 9개 도장업체를 향해 단체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금속노조)은 지난 12일 오전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워공들의 실태를 밝히며 금속노조가 함께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결의했다.

파워공은 조선소 사내 도장업체에서 철판의 녹이나 이물질을 제거하는 파워 그라인더 작업을 하는 하청노동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들은 △일당 2만원 인상 △퇴직 적치금 폐지 △최소 1년 단위 노동계약 △법정 연차휴가 보장 △법정 공휴일 유급휴일 보장 △노동조합 가입과 활동을 이유로 한 취업 거부와 취업 방해(일명 블랙리스트) 철폐 선언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31일부터 14일째 작업거부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020년 1년 동안 대우조선해양에서만 4000명 넘는 하청노동자가 해고됐다”며 “해고되지 않은 하청노동자에게는 시시때때로 무급휴업이 강요되고 있고 더구나 코로나19 자가격리를 할 경우에도 정규직은 유급, 하청은 무급으로 차별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1일부터 14일째 작업거부 투쟁을 벌이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파워그라인드 작업자들의 투쟁 모습.
지난달 31일부터 14일째 작업거부 투쟁을 벌이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파워그라인드 작업자들의 투쟁 모습.

이에 대해 대우조선 도장 협력사들은 지난 6일 호소문을 내고 불법적 집단행동은 모두가 공멸할 뿐이라며 즉시 파업을 멈추고 업무에 복귀해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협력사 대표들은 호소문에서 “현재 물량이라면 많은 인력을 정리해야 하지만 대우조선해양과 거제시·경남도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도장 파워 노동자의 임금인상 요구 및 집단행동은 생산공정 차질은 물론 협력사 운영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임금인상 요구는 현 상황에서 업계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서는 무리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특히 “눈앞의 이익만 생각하고 전체는 나 몰라라 하는 형태로 조업을 거부한 집단행동은 노동자뿐 아니라 모두의 생존을 위협하는 행위이며, 이는 상생이 아닌 공멸의 길”이라고 우려했다.

대우조선해양 협력사 A대표는 “그동안 수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상생의 전통으로 이를 극복해 왔다”면서 “지금은 고용유지를 위한 상호협력과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지, 임금 인상을 위한 파업을 강행할 때가 아님을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중공업 파워공들은 지난달 15일부터 작업거부 투쟁을 벌여 ‘일당 1만원 인상’과 ‘퇴직 적치금 폐지(1년 이상 근속시 퇴직금 지급)’ 등을 받아들이고 업무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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