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 통행료 인하…11년째 답 없는 메아리
국도 승격은 요원하고 가시적 성과 없이 하세월

거가대교 통행료는 승용차 기준 1만원으로 전국 유료도로 가운데 가장 비싼 수준이며, 인천대교의 5500원 보다 2배 가량 비싸다. 사진은 거제시 장목면 거가대교 톨게이트 모습.
거가대교 통행료는 승용차 기준 1만원으로 전국 유료도로 가운데 가장 비싼 수준이며, 인천대교의 5500원 보다 2배 가량 비싸다. 사진은 거제시 장목면 거가대교 톨게이트 모습.

거가대교 통행료는 승용차 기준 ㎞당 1220원으로 전국 유료도로 가운데 가장 비싼 수준이며, 인천대교와 비교해도 4배가 넘는다. 이처럼 살인적인 통행료 인하는 지난 2010년 거가대교 개통이후 10여년간 계속된 거제시민들의 오랜 숙원이며 당면 과제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2018년 11월 거제지역 50여개 시민단체 등이 공동대표로 참여한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 범시민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경상남도와 부산시를 비롯해 중앙정부에도 통행료 인하 건의문을 전달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을 비롯한 정치권은 물론 각계각층에서 통행료 인하를 촉구하는 릴레이 캠페인이 이어졌다. 거제시의회와 경남도의회도 결의문을 채택하며 힘을 보탰고, 정치인들은 국회와 중앙부처 관계자 등을 통해 터무니없이 비산 통행료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통행료 인하를 요구했다.

거제시민 서명운동도 벌였다. 그러나 11년이 지난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가 없는 게 현실이다. 이 도로는 재정부담을 줄이겠다는 목적으로 민간자본 유치사업으로 진행, 시행사가 1조4397억원을 투자해 2010년 개통 이후 40년 동안 10조4123억원을 챙겨가게 하는 어처구니없는 사업으로 추진됐다.

거가대로를 운영하는 GK해상도로(주)에게 경남도와 부산시가 거가대로의 운영 수익(통행료+임대료)이 최소 사업운영비 보다 적을 경우 차액을 보전해주는 방식이었다. 국민 세금으로 부족분을 보전해야 하는 현실에서 통행료를 인하할 경우 보전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애초부터 통행량 예측 오류 등 사업성 평가가 잘못돼 보전비용 부담이 늘었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거가대교 개통 당시 적정 통행료 산정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개통 직후 거가대교 예상 통행량을 하루 평균 3만3000여대, 2015년에는 3만8000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으나 현실은 3만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인천대교 승용차 통행료 5500원보다 2배 비싸

거가대로는 침매터널(해저터널) 3.7㎞ 구간이 포함돼 있어 공사구간에 비해 사업비가 많이 투입됐다. 이로 인해 단순거리 비교 1㎞당 통행료가 다른 고속도로에 비해 비싼 실정이다.

전체 8.2㎞ 구간의 통행료가 승용차는 1만원으로 인천대교의 통행료 5500원 보다 약 2배가량 비싸다. 또한 1㎞당 통행료는 인천대교보다 약4.7배, 경부고속도로보다는 25배 높게 측정됐다.

3종 버스의 경우 2만5000원, 화물차는 3만원이었다. 서울-부산간 고속도로 요금이 2만2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비싸다는 지적에 설득력이 있다. 비싼 통행료는 통행량 증가의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거제의 경제활동 위축은 물론 관광산업에도 지장을 초래하는 것은 기증 사실이다.

이에 통행료 인하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형 화물차 통행료가 2만5000원에서 2만원으로 내렸지만 빙산의 일각이고, 우는 놈 떡 하나 더주는 격에 불가하다.

거가대교 통행료는 주무 관청인 경상남도와 부산시가 민자사업자인 GK해상도로㈜와 협의해 결정하는 구조로 돼있다. 경상남도는 부산시·국토해양부 등과 함께 전담반 구성해 통행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태다.

현재 국토부내 민자도로 관련 TF팀이 만들어지기는 했으나 '장관이 교체됐고, 거가대로의 경우 지자체 관리 도로라는 이유로 국토부는 단지 보조일 뿐'이라는 등 여전히 미온적인 것이 사실이다.

경남도 역시 그동안 정부와 국회에 거가대로 국도 승격, 요금 인하 관련 국비 지원 등을 건의해 놓기만 한 채 몇 년째 뚜렷한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 또한 거가대교에 대한 부산연구원의 '민자사업 재구조화 용역' 결과가 나오면 내부적으로 해결방안을 검토해 볼 예정이라고 소극적 답변이다. 용역이 3월 마무리 돼 내부적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남도·거제시, 국도 승격으로 국비 지원…통행료 일반화 한다

경남도와 거제시는 현재 통행료 인하를 위해 다각적인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거제와 마산을 잇는 국지도58호선과 연계해 거가대로를 국도로 승격시키면서 국비 지원 등을 통해 과다한 통행료를 일반화 한다는 계획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고 국토부 등 정부의 추진 의지만 있으면 가장 손쉽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도서지역인 거제와 육지를 연결하고, 광역도시(경남도)와 광역도시(부산시)를 연결하는 특수성 때문에 당위성도 있다. 추진 중인 가덕신공항 건설과도 연계하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민자도로를 국도로 승격시킨 예가 없고, 국비 부담 등을 이유로 정부부처에서 극히 소극적이어서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운영사가 대주단에서 빌린 차입금의 금리를 낮추는 자본 재구조화다. 현재 시중 금융권 낮은 이자율을 현실에 맞게 적용해 보전비용을 일부라도 줄이자는 계산이다. 하지만 통행료 인하와 직결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일부 재정부담을 줄이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는 거제와 창원을 잇는 국지도58호선과 연계한 장목관광단지 개발사업으로 통행료를 낮춘다는 전략이다. 장목관광단지 개발사업에서 나오는 수익을 거가대로에 투입해 통행료를 낮추는 방법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장목관광단지 개발의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시점에서 수익금 운영 및 배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경남도의회 송오성 도의원은 "경남도가 예산을 확보해 장목관광단지 부지 매입 절차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도가 개발사업 허가조건을 만들어 민간사업자에게 넘기면 땅값이 상승해 그 차액으로 거가대로 재구조화를 추진할 수 있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진행상황은 밝히기는 어렵지만 적극 추진중이고 곧 가시화 될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시민 박모씨는 "살인적인 통행료를 인하하라는 목소리가 11년째 계속되고 있지만 메아리조차 돌아오지 않으면서 시민은 물론 거제경제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도 말로만 떠들 게 아니라 현실적인 대안을 갖고 이제는 시민들께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거가대로는 건설 당시 시행사가 사업 운영에 필요한 최소사업운영비를 경남도와 부산시가 지원한다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협약을 맺었지만, 2013년 '최소비용보전방안(MCC)'으로 변경 재정부담을 줄이기도 했다. 하지만 경남도와 부산시가 거가대로에 지원하는 재정지원금이 매년 300억원 가량으로 민자운영 기간이 끝나는 2050년까지 거가대로에 지원해야 할 부담은 1조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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