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공 100여명 금속노조 가입…9개 도장업체에 단체교섭 요청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작업거부 투쟁을 시작한 대우조선해양 파워그라인더 하청노동자들.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작업거부 투쟁을 시작한 대우조선해양 파워그라인더 하청노동자들.

대우조선해양 파워그라인더 작업을 하는 하청노동자(이하 파워공)들이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작업거부 투쟁에 돌입했다.

대우조선 파워공 150여명은 지난달 31일 오전 8시 사내 서문식당 앞에 모여 작업거부를 시작했다. 다음날인 4월1일부터는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가 투쟁에 함께 했다.

이들은 작업을 거부하며 오전 8시 서문식당 앞에 모인 뒤 옥포조각공원으로 이동해 요구사항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앞으로의 투쟁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파워공 100여명이 금속노조에 집단 가입했다.

이어 2일에는 파워공 200여명이 오전 6시30분부터 7시30분까지 대우조선해양 사내 선각삼거리에서 출근 집회를 열었으며, 이후 역시 옥포조각공원으로 이동해 확정된 요구사항을 공유하고 투쟁결의를 모았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파워공이 금속노조에 가입함에 따라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는 대우조선해양 사내 9개 도장업체에 6대 요구사항을 담은 공문을 전달하고 6일 오후 1시 조선하청지회 사무실에서 단체교섭을 하자고 요구했었다.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작업거부 투쟁을 시작한 대우조선해양 파워그라인더 하청노동자들.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작업거부 투쟁을 시작한 대우조선해양 파워그라인더 하청노동자들.

대우조선 파워공의 요구는 일당 2만원 인상·퇴직적치금 폐지·단기계약 폐지(최소 1년 단위 계약)·법정 연차휴가 보장·법정 공휴일 유급휴일 적용·블랙리스트 철폐 등 여섯 가지다.

이번 대우조선 파워공들의 요구는 지난 3월 작업거부 투쟁을 했던 삼성중공업 파워공의 요구와 큰 틀에서는 비슷하지만 몇 가지 요구가 보완·추가됐다.

삼성중공업 도장업체들의 경우 파워공이 투쟁하자 퇴직적치금을 폐지했지만 대신 2개월짜리 단기계약을 강요했다. 결국 형식적으로는 자기 일당에서 퇴직금을 떼어 적치하지 않고 별도로 퇴직금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회사가 2개월짜리 계약을 반복하다 1년을 넘기지 않고 계약을 종료하면 실질적으로는 퇴직금을 받을 수 없는 구조였다.

이에 대우조선 파워공들은 퇴직적치금 폐지와 더불어 단기계약도 폐지하고 최소 1년 단위 계약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연차휴가와 법정 공휴일 모두 일당에 포함하지 않고 유급으로 보장할 것을 주장했다. 이어 투쟁에 앞장선 노동자가 이후 회사를 옮길 때 취업을 거부당하는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철폐하라고도 요구했다.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와 파워공들은 주말 동안 노동조합 가입을 확대하는 것에 주력하고, 작업거부 투쟁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 김형수 지회장은 “금속노조에 가입해 노동조합과 함께 투쟁하는 만큼 실질적으로 생산에 타격을 주는 것보다 조직적이고 강고한 투쟁으로 일당 2만원 인상 등 6대 요구를 쟁취할 것”이라면서 “과거처럼 변변한 협상도 합의도 없이 마무리되는 투쟁이 아니라 이번에는 반드시 문서로 합의하고 투쟁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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