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푼 거제의 저도…소유권 이전이 능사일까
빗장 푼 거제의 저도…소유권 이전이 능사일까
  • 백승태 기자
  • 승인 2021.0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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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 예전으로 돌려달라"…민원 타산지석 삼아야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에서 본 저도 모습.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에서 본 저도 모습.

거제의 땅 저도(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의 소유권 문제는 50년 가까이 계속돼 온 거제시민들의 관심사다.

일제 강점기 때 군사기기로 사용됐다가 1954년부터 이승만 전 대통령의 하계 휴양지로 쓰였던 저도. 시민들은 저도를 거제시가 되찾아 오는 것을 오랜 숙원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대통령 별장을 비롯한 군사시설이 있고, 섬 자체가 해군의 전략적 요충지라는 이유 등으로 소유권을 가진 국방부가 쉽게 저도를 거제시에 반환하지 않았다. 일반인들의 접근조차 막은 금단의 땅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다 문재인 대통령이 반환을 약속하면서 수십년동안 닫혀 있던 저도가 지난 2019년 9월 관광객 등에게 일부 개방됐다. 하지만 관광객 등이 섬을 탐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마음 놓고 이곳저곳을 둘러볼 수 없고 인원도 제한되며 탐방시간마저 정해두고 있다.

국방부 등과 협약을 맺어 2019년 시범 개방에 이어 지난해 본격 개방으로 탐방 구역과 개방 기간·입도 기간을 확대하고 하루 탐방인원도 소폭 늘였다. 애초 1200명이던 하루 입도 인원을 1800명으로 늘렸고, 개방 요일은 주5일 개발되던 것을 주6일로 확대했다. 정비 기간도 5개월에서 2개월도 단축해 실제 입도 가능일은 250여일이다.

2019년 시범 개방 때는 1년 동안 130여일만 입도가 허락됐다. 본개방 후 코로나19·정비기간·태풍 등의 제약 요인이 많았지만 5만5000여명이나 찾았다. 개방 하루만에 2개월치 입장권이 동나기도 할 정도했다.

이에 거제시도 입도 가능한 유람선사를 애초 1개 선사에서 3개 선사로 늘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요즘은 1일 200~300명만이 저도를 찾아 본개방 취지가 무색한 실정이다.

저도와 거가대교 모습.
저도와 거가대교 모습.

‘반쪽뿐인 개방’ 소유권 이전 문제는?

거제시는 국방부 등과 함께 상생협의체를 만들어 저도 개방을 이끌었고, 이제는 소유권 이전 문제 등으로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뱃길이 열려 빗장은 풀렸지만, 아직 시민 품으로 돌아온 게 아니다. 거제의 아픈 손가락인 저도를 완전하게 거제시의 품에 안기 위해서는 온전한 관리권 이전이나 소유권 이전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턱대고 소유권을 이전받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시각도 상당수다. 현재 소유권을 가진 국방부(해군)가 이 문제에 대해 부정적이며, 소유권을 이전하더라도 대체기지 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국방부 승인을 전제로 소유권을 이전받기 위해서는 감정평가 후 기부대양여방식에 따라 처리해야 하지만 대체기지 건설과 땅값 부담 등에 드는 비용이 300~400억원이나 추정돼 시세가 약한 거제시로서는 선뜻 엄두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소유권을 반환받는다 해도 공공기관인 거제시가 직접 저도에 대규모 수익사업을 추진하기 현실적으로 어렵고 입장권 수익에 의존하는 사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문제다. 획기적인 플랜과 담보된 수익창출 없이 민자유치방식의 관광개발도 목적성과 당위성이 부족하고 개발에 따른 환경문제도 우려된다. 지속적으로 투입돼야 할 관리비용도 부담이다. 거제시의 실익을 최우선해 판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먼저 반환된 청남대의 경우 충청북도가 면밀한 검토없이 이관받아 누적 적자만 수백억원에 달하면서 청남대를 다시 청와대로 돌려주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어 딜레마다.

시는 청남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현장실사를 거치고 관리비용 등을 철저히 검토해 국비와 지자체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저도 반환을 요청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거제시는 저도 문제를 장기적 현안시책으로 보고 크게 3단계로 나눠 해결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1단계 사전 개방, 2단계 본 개방, 3단계 소유권 이전 등이다.

이와 별도로 소유권 이전에 앞서 점진적으로 관리권을 이양받아 거제시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계산이다. 시는 해군의 작전구역과 비작전구역을 구분해 점차적인 관리권 이양을 요구하고 있지만, 섬 곳곳에 군사시설이 있고 군사작전 문제 등으로 이는 실현되기 어렵다는 게 국방부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람선 부두와 탐방로 확대 등 편의시설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일정 부분 관리권과 소유권을 늘려가면서 최종 소유권을 이전받겠다는 계획이다. 관리·소유권 이전 문제 외 거제시민과 관광객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아직 협의 중인 대통령별장 개방이다.

그러나 이 문제도 개방에 따른 실익과 찬반양론이 엇갈린다. 개방함으로써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해 희소가치 있는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자는 게 개방 찬성론자들의 입장이다.

이에 반해 개방 반대론자는 현재대로 출입을 통제해 대통령별장의 신비감과 상징성을 높이면서 궁금증을 유발하는 게 더 큰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역 관광업계 A씨는 “관광 트랜드가 개발 중심의 하드웨어에서 이야기 중심의 소프트웨어로 변화하고 있다”며 “별장이 개방되면 초창기에는 관광객이 늘겠지만, 어느 시점이 지나면 오히려 관심에서 멀어지고 관리상 문제만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B씨는 “충남 청남대 개방 당시 한동안 관광객들의 발길이 몰렸지만, 최근에는 그저 그런 별장 취급을 받으며 발길도 뚝 끊겼다”며 “오죽하면 청남대 관리소가 청와대에 건의서를 보내 다시 별장을 통제하고 청남대를 예전으로 되살려 달라고 요청할 정도겠냐”고 했다.

C씨는 “저도는 국내에서 유일한 청해대로 그동안 신비하고 금단의 섬으로 여겨왔다”며 “무분별한 개방보다는 오히려 군부대가 검문검색을 하는 프로그램 등으로 스토리텔링 해 금단의 섬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역발상도 필요하다”고 의견을 보였다.

대통령 휴양지 '청해대' 모습.
대통령 휴양지 '청해대' 모습.

대통령 휴양지에서 ‘시민의 섬’으로

저도는 섬 전체가 해송과 동백이 만연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섬이다. 행정구역상 경남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에 속한 저도는 면적 43만여㎡의 아담한 섬이다. 저도 항로는 장목면 궁농항 등 3곳에서 유람선이 운행되고 있다.

저도는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바다의 청와대’란 뜻으로 ‘청해대’라는 공식 명칭을 붙이면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대통령의 별장’으로 불려왔다.

이에 금단의 섬이 된 저도를 바라보는 거제시민은 어선과 유람선 20여척을 동원해 해상시위를 벌이는 등 저도 반환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개방은 됐지만 아직까지 통제구역이 많고 현재도 국방부와 해군이 섬을 소유하고 관리하고 있다.

거제시민이 지난 47년간 저도를 돌려받길 염원했던 만큼 온전한 개방과 관리권 및 소유권 이전도 장기적인 숙제다. 관리권·소유권 이전 이후에 대한 면밀한 검토·계획 없는 섣부른 이전은 거제시에 부담만 키울 뿐이므로 실익을 최우선으로 한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게 공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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