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준공…시험운전 거쳐 내년 2월 완전 개통
거제시, 하행터널 굴착 위해 국도승격 등 지속적 추진

거제동서간연결도로 상문동 쪽의 갱도 입구.
거제동서간연결도로 상문동 쪽의 갱도 입구.

경남 거제시 상문동과 거제면 명진마을을 연결하는 명진터널이 마침내 뚫렸다. 공사를 시작한지 4년여만이다. 계룡산 지하로 거제면과 상문동이 1.6㎞ 터널로 연결된 셈이다.

거제동서간연결도로(일명 명진터널) 공사는 총연장 4.06㎞(터널 1.6㎞ 2차로·접속도로 2.46㎞)로 사업비 748억원을 투입해 최대한 공기를 앞당겨 올해 말 준공 계획이다.

당초 계획대로 터널 2개소를 굴착 할 경우 예상 사업비는 979억6400만원(공사비 795억원·보상비 136억6380만원·기타 48억2600만원)이었다.

하지만 이 연결도로는 국도나 지방도가 아닌 시도여서 사업비 전액을 거제시가 자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이런 부담 문제로 거제시는 우선 터널 2개소 중 상행선 1개소를 굴착해 개통하겠다는 사업방향을 잡고 지난 2016년 착공했다.

상행선을 우선 개통한 후 교통량과 예산확보 문제 등을 고려해 하행선 2차선 터널 1개를 추가로 뚫겠다는 심산이다.

상행선 1개 터널을 뚫는 현재 총사업비는 748억원이다. 올해 확보한 당초 예산 100억원을 비롯해 지금까지 총 600억원 정도가 투입됐다. 시는 나머지 공사비 150억원 가량을 추가경정예산으로 확보해 올해 안으로 공사를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접속도로는 이미 마무리된 상황이다. 터널이 뚫림에 따라 이제 남은 공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시는 오는 4월 소방·통신공사에 들어가 7월 터널 라이닝 콘크리트를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12월이면 토목·전기·통신·소방공사 등 모든 공정이 마무리돼 준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1월 전기·통신·소방·기계설비 등 시운전을 거쳐 2월이면 도로와 터널이 개통돼 거제의 교통역사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터널 관통을 위한 발파 소음으로 상문동 갱구 입구 인근 벽산아파트 입주민 등이 소음피해를 호소하며 민원을 제기해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시는 빠른 시일내 주민과 협의를 통해 민원을 해결하고 공사에 속도를 붙인다는 계획이다.

명진터널이 개통되면 지금까지 두 지역 간의 통행시간이 종전 30분에서 5분 이내로 단축돼 고현 중심 시가지와 서·남부지역간 접근성 향상에 따른 지역균형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거제시 김성기 도로과장은 “앞으로도 철저한 공정관리로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적기 개통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당초 상·하행성 터널 2기 동시 개통을 계획했으나, 예산확보 문제 등으로 사업규모를 축소했다. 우선 1기만 개통하고 나머지 1기에 대해서는 조속한 개통을 위해 국도 승격 등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제동서간연결도로 상문동 쪽에서 본 갱도 입구.
거제동서간연결도로 터널 내부 공사 모습.

50년간 선거 공약 단골 메뉴…2017년 3월 기공식 후 공사 가시화

거제시 상문동과 거제면 명진리를 연결하는 일명 ‘계룡산터널’ 건설은 50년 넘게 지역 정치권이 우려먹은 대표적 ‘공약(空約)’이었다. 

거제·동부·남부면 주민들은 ‘계룡산터널’에 대해서는 아예 믿지 않는 분위기였다. 정치인들이 선거공약으로 ‘계룡산터널’을 이용하며 주민들을 우롱했다는 게 당시 지역주민들의 평가였다.

지난 2006년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용역을 완료하는 등 시늉은 보였으나 이후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시민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가는 사안이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2011년 1월 계룡산터널 건설을 위한 용역 사업비 20억원 책정되고, 2017년 3월3일 거제면 스포츠파크에서 기공식이 열리면서 공사가 가시화됐다.

조달청 종합심사낙찰제에 따라 물량·시공계획 심사를 거쳐 금광기업(주)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결정돼 공사를 맡았다.

시는 1000억원에 가까운 사업비 확보를 위해 이 도로를 국도나 지방도로 승격을 통해 국·도비 지원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줄기차게 모색했으나 무산됐다. 국·지방도 승격과 국·도비 지원이 무산되고 예산문제로 공사 진척이 더뎌지자 거제시는 지난해 스스로 공사를 마무리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 대규모 예산확보와 지방채 발행을 검토하기도 했다.

당시 변광용 거제시장은 거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동서간연결도로가 당초부터 전액 시비 사업으로 추진되다 보니 중앙부처와 청와대를 통해 지방도 승격과 예산지원 등을 1년이 넘게 줄기차게 두드려왔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여러 차례 국·소장 회의를 통해 5년·10년간 계속 끌고 가느냐, 아니면 다소 어렵더라도 집중 투자를 해서 마무리 짓느냐를 놓고 숱한 고민을 거듭했다”며 “결국 어떻게든 집중 투자를 통해 목표 기한내에 준공시키는 게 재정운용상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1년에 150억원, 2021년에도 비슷한 규모의 예산을 배정해 목표 기한내 반드시 완공시키겠다”고 강조했었다.

거제동서간연결도로 상문동 쪽에서 본 갱도 입구.
거제동서간연결도로 상문동 쪽에서 본 갱도 입구.

용산교차로, 상습 병목구간 우려…3-9호선 확장 등 대책 마련

하지만 터널과 접속도로가 완공돼 거제면과 상문동이 관통되고 기존 시가지 도로와 연결될 경우 시가지 교통체증이 우려된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대단위 아파트가 밀집된 ‘용산교차로’에 동서간연결도로가 합쳐져 교통체증은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관광 성수기에 많은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 ‘상습 병목구간’이 될 가능성도 다분하다.

시는 용산교차로 우회차로 확충 방안과 상동4지구 도시개발 구역을 횡단하는 중로 2-13호선 4차선 조기개설 방안을 확정하고, 사업비 20억원을 확보해 용역을 통해 보상을 추진중이다.

또 동서간연결도로를 국도우회도로와 직접 연결시키는 방안을 강구했으나 도로구조상 국도와 접합시키기 쉽지 않고 협소한 부지 문제와 막대한 공사비 등으로 사업 추진을 당분간 중단한 상태다.

그러나 당장 닥쳐올 인근 도로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대로 3-9호선을 확장하는 등 중·장기계획을 통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도로 개통 후 국도 승격 추진 등 종합적인 교통여건을 감안해 다시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현재의 계획이다.

또 거제~창원을 잇는 국도5호선을 연장해 현재 시도인 동서간연결도로를 거쳐 동부면~한산도~통영시로 연결시키겠다는 복안이다.

국도 5개년 계획에 이 사업을 반영시켜 우선순위를 배정받아 국비 지원 등이 용이하게 만들어 시의 부담을 줄이면서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서일준 의원, 통영 도남동까지 국도 연장…남해안 환형도로망 구상

이와 별도로 서일준 국회의원은 창원~거제~통영이 하나의 도로망으로 연결되는 ‘남해안 환형 도로망’ 구상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 도로망 역시 거제시 복안과 크게 다르지 않게 국도5호선을 통영시 도남동까지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이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거제 기간교통망 구축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서 의원이 구상하는 국도5호선 연장사업은 현재 북한의 중강진을 시점으로 창원을 거쳐 거제시 연초면까지 연결돼있는 588㎞ 길이에 41㎞ 추가로 연장해 거제면 동부면을 지나 통영시 도남동까지 연결하는 사업이다.

이와 관련 서 의원은 “거제와 창원을 해저터널로 연결하고, 연초면까지로 단절된 국도5호선이 거제면과 동부면을 거쳐 통영시로 연결될 경우 세계적인 자연경관인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거제가 동북아시아의 거점 관광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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