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민세 거제공업고등학교 교장

거제공업고등학교 오민세 교장
거제공업고등학교 오민세 교장

세계 굴지의 조선소 두 곳이 건재하는 조선산업의 메카인 거제는 그 명성에 걸맞게 조선산업 전문 특성화 고등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2010년부터 마이스터고에 선정되면서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것은 물론 지역 조선소와 산학협력으로 차별화된 교육을 받으며 졸업 후에는 대기업 및 공기업 등에서도 졸업생을 반기는 거제공업고등학교(이하 거제공고)다.

국내에서 유일한 조선산업 특성화 목적 고교인 거제공고는 거제지역 학생이 대부분이지만 경남 지역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우수한 인재들도 지원하고 있어 대한민국을 떠나 세계 최고의 명장을 배출하기 위해 땀 흘리고 있는 학교다.

지난 1일 거제공고에 새로운 교장이 출근을 시작했다. 개방형 공모제로 교장에 임명된 오민세(59) 거제공고 제20대 교장이다.

오 교장은 일운면 출신으로 부산기계공업고등학교와 동아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삼성중공업에 근무하다 지난 2015년 상무로 퇴직했다. 이후 2017년부터 주식회사 세경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고 지난해 경남교육청이 주관한 개방형 교장 공모를 통해 임명돼 오는 2025년 2월까지 4년 동안 거제공고의 수장을 맡을 계획이다.

오 교장은 거제공고를 바른 인성과 미래역량을 갖춘 영마스터로 키우고 신바람 나는 학교, 열린 소통 문화와 민주적인 분위기의 학교, 거제공고의 취업률을 높이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했다. 다음은 오 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공모제에 응모한 계기가 있다면
= 돌아가신 부친께서 거제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교편을 잡은 적이 있어서 어릴 때부터 교사의 꿈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 거제공고가 처한 현실에 조금이라도 힘을 싣기 위한 게 더 크다. 학생 취업률을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기업 임원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 학교와 다른 점은(운영 등)
= 기업과 학교의 운영은 확연히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기업은 상하관계가 있고 직급에 따라 하는 일이나 지위가 달라질 수 있지만 학교는 기업과 반대로 수평적이라고 본다.
사실 기업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교육 전문가는 아니어서 교감 선생님을 비롯한 우수한 교사분들과 소통하고 또 모르는 부분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 기업의 경험을 학교 운영에 어떻게 활용할 생각인가
= 기업 출신답게 산학연 협의체를 적극 활용하고 활성화 할 생각이다. 학생들에게 양질의 취업처를 발굴해주고 취업시키는데 노력할 생각이다.
다만 최근 코로나로 원래 계획했던 신바람 나는 학교 만들기에는 소통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시일이 걸릴 것 같다. 현재는 깨끗하고 건강하며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다.

- 학교를 성장시킬 복안, 또는 평소 교육 철학이 있다면
= 우리나라 학생들은 OECD 국가중 행복지수가 최하위인 나라다. 최근 나온 교육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 학생중 70% 정도가 학교를 전장으로 느끼고 있다고 한다. 국내 교육시스템상 학생들간 경쟁을 전혀 하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지만 경쟁과열로 표출되는 부작용도 적잖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미국·유럽 등의 학생들의 50~70%가 학교를 경쟁하는 곳이 아닌 공동체 공간으로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이 점은 본인의 교육철학과도 관련 있다. 학생들이 오고 싶은 학교, 즐겁고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것이 거제공고 교장으로서의 사명감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학생들의 학업의 노력은 즐거운 학교와 별개다. 행복을 위해선 성취감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졸업 후 인생을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꿈을 이루기 위한 목표 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방안을 선생님들과 의논해 찾을 생각이다. 학교 발전에 필요하다면 학과 재구조나 인원수 조정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 거제공고 학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 한편으로 보면 거제공고 학생들은 거제에서 태어나고 거제에 뼈를 묻을 나의 후배들이기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감도 크다. 하지만 후배들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보람 있고 기쁜 일이다.

입학식 때 학생들에게 두 가지를 이야기 했다. 앞서 언급하기도 했지만 첫 번째는 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바른 인성과 태도를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바른 인성과 태도는 실제 사회생활을 해본 선배로서 꼭 필요한 부분이며 꿈을 이룰 수 있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서다.

- 거제시민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학교의 맨 처음 들어가는 이름이 '거제'다. 거제는 세계 조선산업의 중심에 있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있는 조선산업의 메카이고 거제공고는 조선특성화 산업 인재를 전문으로 키우는 국내 유일의 고등 교육기관이다.

지역 조선소의 사정도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조선 메카의 상징적인 의미를 생각해서라도 거제공고 학생들이 거제지역 조선소에 더 많이 취업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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