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 거제신문 서울지사장
김철수 거제신문 서울지사장

대한민국 소비시장에 새로운 세대가 부각되고 있다. 한때는 노년으로 불리며 소비자로서 존재감이 약했던 5060 세대가 '신중년층'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인생에 기승전결이 있다면 지금이 바로 전성기라는 이들을 '오팔세대'라고 부를 수 있다. 오팔세대의 'OPEL(Old People with Active Lives)'은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신노년층'의 약자이며, 동시에 베이비부머를 대표하는 '58년생 개띠'의 '오팔'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이들이 뽐내는 다채로운 행보가 모든 보석의 색을 담고 있는 오팔의 색을 닮았다는 의미를 담아,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한 5060 신중년 소비자들을 '오팔세대'라고 한다.

오팔세대는 사실 매우 까다로운 소비자 집단이다. 은근하게 배려하는 세심함으로, 세분화된 라이프스타일로 접근해야 한다.

누가 이들을 완고한 시니어라고 부르는가?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젊은이들만큼이나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사회의 주축으로 등장하는 오팔세대가 정체된 소비시장의 활력소가 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베이비붐 세대의 존재감은 대단하다. 베이비부머는 한국전쟁 직후 출생률이 급격히 증가한 1955년에서 1963년 태어난 사람들을 말한다. 한 해에 8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태어난 이들의 총인구 규모는 711만명이 넘는다(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기준). 베이비붐 세대 이후로도 높은 출생률이 지속돼, 5060 세대는 우리나라 인구의 약 28%를 차지하는 거대한 집단이다.

그렇다면 베이비부머는 어떠한 소비자일까? 이들은 대체로 학력과 소득수준의 연관이 컸던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배움에 대한 열망이 크고, 우리나라 산업화의 주역답게 도전정신이 강하며 성취 지향적이다.

하지만 현재 살아가는 세대의 모습은 상당히 입체적이어서 이런 단면만 가지고 전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베이비부머라는 이름은 태어나면서 부여받은 세대 특성이지만, 오팔세대라는 현재 모습은 5060세대가 지니고 있는 독특한 생애주기와, 시장 환경을 질적으로 재편하고 있는 IT기술 발전의 합작품이다.

이제까지 성년기는 청년기·중년기·노년기로 나뉘었다. 중년기를 거치며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을 끝내고 나면, 60대를 맞이해 일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우리사회가 가졌던 생애주기에 대한 통념이었다. 저축해 뒀던 돈으로, 혹은 자녀의 부양을 받으면서 여생을 보내는 사람들 정도로 여겨졌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지금 이 새로운 노년기를 다시 정의하고 있다. 전례 없이 빨리 기대수명이 연장되면서 퇴직 이후에도 건강하게 사회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기간이 늘었다.

제2의 경제활동이 필요해진 것이다. 중년이라 부르기에는 이미 오랜 중년을 겪었고, '할아버지·할머니' 보다는 여전히 '아저씨·아주머니'가 더 가깝기에, 애매하게 '중장년층'으로 불리던 5060 세대에게 새롭게 주어진 이름이 바로 신(新) 중년층이다.

중년층은 2017년 정부가 발표한 용어로, 주된 일자리에서 50세를 전후로 퇴직해 재취업 일자리 등에 종사하는 과도기 세대를 일컫는다. 기존의 '고령자' 등을 대신해 '활력 있는 생활인'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이들은 과거와 달리 인생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으며 다시 청소년기와 유사한 생애과정이 나타난다. 이전까지 자신을 정의하던 사회적·직업적 역할에서 벗어나 자아 탐색이 다시 시작되고 자신의 흥미와 취향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높아지는 것이다. 일을 선택하는 기준 또한 재미와 자아실현이 중요해진다.

100세 시대를 맞이해 새롭게 등장하는 신중년 개념과 그들의 활동 영역은 '가교노동'이란 주된 직장에서 물러난 후 완전히 경제활동에서 손을 뗄 때까지 경험하는 일련의 모든 노동을 의미한다. 고령화로 인해 이제 은퇴는 일생에 한 번 일어나는 일회적 사건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하나의 '과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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