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부터 추진...착공 시기는 ‘글쎄요’
사업성 부족, 3차례 공모에도 민간사업자 없어
도시개발‧지구단위 등 사업방식 전환해야 여론도

숙원사업인 고현버스터미널을 연초면 연사들녘으로 옮기는 거제 여객자동차터미널 이전사업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거제시가 사업을 책임질 민간사업자 찾기에 나섰지만 3차례에 걸친 사업제안 공모에도 마땅한 사업자가 나서지 않아 언제쯤 첫 삽을 뜰 수 있을지 안개속이다. 세 번 모두 의향서를 낸 업체가 있었지만, 사업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 등으로 투자 의사를 접고 최종 제안서는 접수하지 않았다.

거제여객자동차터미널 이전사업은 연초면 연사리 1280-6번지 119필지 8만516㎡(정류장 7만612㎡, 도로 등 공공시설 9904㎡)에 사업지 1200억원을 들여 시내·외버스터미널과 부대·편익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거제시는 시내·외터미널 시설을 비롯해 차고지·주유소·가스충전소·유통 판매시설을 갖춘 복합터미널로 밑그림을 그렸다. 여기에 주변지역도 역세권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민간사업자가 개발 방식을 제안하고 필요한 재원을 투자하는 '수익형 민자사업(BTO)' 방식이다.

모집공고에 응한 민간사업자가 사업제안서 제출과 함께 적격사업자로 선정이 전제돼야만 협상과정을 통해 사업방식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추진안을 제시할 수 있으나 3차에 걸친 공모에도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사업자가 없는 상태다. 사업성이 적어 리스크를 안고 대규모 사업에 뛰어들 민간사업자가 선뜻 나서지 않은 것이다.

김해시 장유여객터미널의 경우 거제시가 추진하는 민간개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지만 사업 대상지가 도시개발사업 구역에 포함돼 있어 도로·전기·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이 이미 갖춰져 있다. 민간사업자가 상가건물 등을 지어 분양한 후 사업비를 회수하고, 터미널 운영을 책임지는 방식이다.

거제와 사업 규모가 비슷한 진주시도 2005년부터 표류하던 터미널 이전 사업 '도시개발법'으로 사업 추진 방향을 바꿔 사업성을 높이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여객터미널 위치도
여객터미널 위치도

반면 인구 30만명 기준으로 한 거제여객자동차터미널 조성사업은 민간사업자가 전체 사업면적 8만516㎡(2만4356평)의 3분의2 이상을 매입하거나 토지소유자의 2분의1 이상 동의를 받을 경우 사업시행자 지정 등 사업시행의 첫발을 내딛을 수 있다.

부지를 확보한 후 도로개설·상하수도·통신·전기시설 등을 민간사업자가 해야 하며 시설 개설 후 거제시에 기부채납해야 한다. 이어 민간사업자가 여객자동차터미널을 조성하고, 나머지 부지에 법적으로 허용하는 부대시설을 하는 사업이다.

도로 부지도 민간사업자가 매입해 개설, 기부채납해야 하고 상하수도·전기시설·통신시설 인입 등 기반시설도 민간사업자가 해야 한다. 민간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부분은 많고 수익성은 떨어져 사업성이 없다는 분석이다. 한마디로 먹을 건 적고 리스크는 크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1000만 관광거제를 내세우는 거제의 얼굴인 낡은 여객터미널을 현대화하기 위해서는 거제시장을 비롯해 정책 결정권자들의 획기적 발상 전환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한 없이 표류하고 있는 이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도시계획시설방식으로 조성 계획인 사업방식을 도시개발 또는 지구단위 개발방식 등으로 사업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여론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거제시는 기존대로 도시계획시설방식을 고수하고 있으며, 사업자 선정에 애로를 겪고 있는 현재로선 사업방안과 착공시기 등을 예측하기란 불가능하다.

시는 그동안 조선업 불황과 코로나19 장기화로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조선업계의 희망적인 전망과 남부내륙철도·가덕신공항 건설, 코로나 백신 접종 등 사업호재가 될 수 있는 여건변화가 예측되는 만큼 다시 사업자 모집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에선 남부내륙철도와 시내·외버스 및 택시 등 주요 교통수단간의 환승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교통수단들을 함께 연동시키는 거제 복합환승센터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업 대상지인 연사들녁을 고집하지 말고 KTX와 환승 용이한 지역으로 옮겨 복합환승 플랫폼을 만들자는 의견이다.

그러나 10여년전부터 여러 갈등을 겪으며 어렵게 추진해 온 사업을 근본적으로 흔든다는 자체가 쉽지 않을 뿐더러 국토부가 KTX 거제종착역 1안으로 제시한 상동지역은 부지가 협소하고 교통대란이 우려되며, 지역균형발전에도 역행한다는 지적이 강하다.

1995년 지금 자리에 둥지를 튼 고현버스터미널은 시외버스 전용인 타지역 관문 터미널과 달리 시내버스 터미널을 겸하고 있다. 좁고 노후화된 터미널을 옮기자는 최초 구상은 2006년 시작됐다.
2008년 3월 거제시 도시교통정비기본(중기)계획이 반영돼 2009년 3월 시외·고속버스와 시내버스·화물자동차 등 종합터미널로 건설을 추진했다. 2009년 4월 거제시종합터미널 입지선정 타당성조사 용역 후 그해 9월 연사리 일원으로 입지를 선정하고 2010년 3월 종합터미널 조성 추진계획을 수립했다. 2010년 8월 종합터미널 조성계획 재검토로 여객과 화물이 분리돼 사업용차량(화물자동차, 전세버스) 공영차고지는 현재 사등면 사곡리 일원에 추진중이다.

2010년 8월 2020도시기본계획(재정비) 용역 반영 요청 후 2011년 5월 상문동 일원도 대상지로 검토해야 한다는 요청에 따라 지역간 갈등도 빚었으나 용역을 거쳐 최종 대상지는 연사리  들녘으로 낙점됐다. 이 과정에서 시의회에서도 찬반이 엇갈리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12년 4월 거제시는 종합터미널 조성계획을 최종 수립하고, 시의회 의견 제시와 공청회 및 의견수렴 등을 거쳐 2015년 5월 2020년 거제도시기본계획 변경(재정비) 경남도 승인 후 2016년 1월 거제도시관리계획 결정(여객자동차터미널) 신청을 통해 2018년 2월 거제도시관리계획(재정비) 결정(변경)을 경남도가 고시함으로써 터미널 조성을 위한 행정적 절차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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