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1330→1290→1267만원 “더는 안된다” 승인 요청
거제시 “1100만원대로 낮춰라” 4차에 걸쳐 조정 권고

e편한세상 유로스카이 조감도.
e편한세상 유로스카이 조감도.

경남에서 유일하게 아파트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분류된 거제에서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다.

거제 고현항 재개발지역 내 ‘e편한세상 거제 유로스카이’ 아파트 분양을 앞두고 있는 디엘이엔씨(주)(옛 대림산업)가 역대 최고가인 ㎡당 1330만 원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거제시는 지역 경기가 바닥인 현실에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런 고분양가가 현실화할 경우, 주변 집값 동반 상승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우려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디엘이엔씨가 지난달 12일 제출한 입주자모집승인 신청서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330만 원(발코니 확장비 제외)이다. 공급면적 112㎡(전용면적 84㎡) 기준으로 1채에 4억 5000만 원 상당으로, 신고된 역대 거제지역 아파트 분양가 중 가장 높다.

이에 거제시는 실수요자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 사업자측에 분양가 조정을 4차에 걸쳐 권고하는 등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디엘이엔씨가 지난달 15일 거제시에 1차 분양가 승인을 신청하자 시는 다음날인 16일 분양가 하향 조정을 권고했다. 사업자측은 17일 3.3㎡당 1290만원으로 다시 신청하자 당일 곧바로 2차 권고를 했고, 18일 1270만원 재차 신청하자 19일 3차 재권고를 내렸다.

사업자측이 22일 1270만원 이하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이자 시는 26일 시는 또다시 1100만원대로 하향조정을 권고하는 의견을 달아 4차 재권고 했다.

그러나 사업자측은 더 이상 분양가 조정은 어렵다는 의견을 보이며 4차 재권고를 내렸지만 보름이 지나도록 답이 없는 상태다.

거제시는 조선업 장기 침체로 2년 넘게 고용‧산업위기지역으로 지정돼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데다, 앞서 공급한 물량도 해소되지 않아 ‘미분양관리지역’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해 분양가 조정을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거제는 2018년 조선업 불황 여파로 대량실업 위기가 덮치면서 고용‧산업위기지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3차례 연장을 거치며 조선업황 회복으로 반등하나 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다시 불확실성이 커졌다. 결국 정부는 올해 연말까지로 지정기한을 연장했다.

게다가 이 여파로 한때 불패 신화를 기록하던 부동산 시장도 얼어붙었고, 2018년 7월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비슷한 시기 관리지역으로 묶였던 지역은 이후 물량이 소진되면서 하나, 둘 대상에서 제외됐다. 특히 지난달 창원이 관리지역에서 해제되면서 거제는 경남의 유일한 미분양관리지역으로 남았다. 1월 말 기준 경남지역 미분양 아파트 2964호 중 3분의 1이 넘는 8단지 1096호가 거제 물량이다.

한편 같은 사업자가 불과 2년 전 분양한 1단지(유로아일랜드)와 비교할 때, 시설 개선이나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도 격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디엘이엔씨는 1단지도 최초 1079만 원(발코니 확장비 제외)을 신고했다가 거제시 권고로 1029만 원으로 낮췄었다. 이보다 앞선 2018년 분양한 장평 ‘꿈에그린’ 분양가는 1019만 원이었다.

거제시 관계자는 “분양가 조정을 4차례나 권고하는 것도 처음”이라면서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이라면 심의위원회를 통해 강제할 수 있지만, 거제는 미적용 지역이라 오롯이 사업자 의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지역 부동산업계는 사업자가 지금 분양가를 고수할 경우, 고분양가로 인한 부작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지역 부동산업계 A씨는 “사업자가 지금 분양가를 고수할 경우, 고분양가로 인한 부작용이 불가피하지만 분양가를 1100만원대로 낮출 경우 수요자들은 전체적으로 수백억원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한편 거제 유로스카이는 고현항 재개발사업 부지 내 건설되는 두 번째 대단위 아파트 단지다. 지하 1층~지상 34층의 8개 동, 전용면적 84㎡A 746세대, 84㎡B 238세대, 99㎡ 126세대, 99㎡PH 3세대 등 총 1113세대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