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율 78%에서 공사 중단사업 제안 후 11년째 추진
무산위기·사업자변경·공사중단 등 난항…멈춘지 3개월

현재 공사가 중단돼 있는 거제파노라마케이블카 모습.
현재 공사가 중단돼 있는 거제파노라마케이블카 모습.

학동케이블카로 불리는 거제파노라마케이블카(이하 거제케이블카)는 언제쯤 완공돼 시민들이 타 볼 수 있을까.

당초 3월 개장 예정이었으나 현재로선 정확한 개장 시기를 알 수 없는 상태다. 지난해 12월 공정율 80%까지 육박했으나 보전지역의 산림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공사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당시 공사 관리청인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사업자인 거제케이블카㈜가 기존 하부역사 진출입로 위치를 변경하면서 환경영향평가에서 지정한 원형보존구역 2만4000㎡를 훼손하고, 자재운반을 위한 작업로를 설치하면서 상부역사 인근 원형보존구역 960㎡도 훼손했다는 이유로 원형 보존지역을 원상 복구할 때까지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거제케이블카㈜는 보다 안전한 하부역사 진출입로를 조성하기 위해 위치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환경 당국과의 협의 절차를 놓친 사실을 뒤늦게 알고 자진신고 했다고 해명했지만 훼손해서는 안될 부분을 훼손했기 때문에 원상 복구가 불가피했다고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전했다.

사업자인 거제케이블카(주)는 이후 복구계획을 세워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복구공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현재(3월5일)까지 승인이 미뤄지면서 복구공사 또한 늦어지고 있다.

거제시는 공사가 재개되면 3개월 정도면 완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복구공사 또한 조만간 승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거제케이블카(주)와 거제시는 이달 중순께 복구공사 승인이 날 것으로 내다보며 최대한 신속한 복구공사로 상반기(6월말) 개장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공사가 멈춰지고 개장 일정에 차질을 빚음에 따라 언제 공사가 다시 재개되고, 언제쯤 개장이 가능한지에 대한 시민들의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공사가 중단되기 전인 지난해 11월3일 거제케이블카(주)는 거제시청 블루시티홀에서 채용설명회를 개최해 직원 20여명을 모집하기도 했다. 3월 개장에 대비해 직원을 모집하고 교육 계획까지 세웠으나 공사가 중단되고 개장이 미뤄지면서 모집한 직원들은 출근조차 못하고 무작정 대기하거나 다른 일을 찾아 떠나기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0년 민간사업자의 제안서 제출로 시작된 거제케이블카 설치사업은 관광거제 이미지 제고와 관광인프라 구축·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목적으로 야심차게 추진됐다. 거제시 또한 1000만 관광객 유치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거제파노라마케이블카는 동부면 학동고개에서 노자산(565m) 전망대를 잇는 1.56㎞ 구간에 10인승 곤돌라 45대를 순환 운행하는 대규모 민자 사업이다.

당초 사업시행자의 자금난으로 무산위기에 빠지는 등 여러 차례 난항을 겪었으나, 현재 시행자인 거제케이블카(주)가 사업을 인수하면서 2019년 7월 본격 착수에 들어갔다. 사업비는 총580억원으로 당초 사업비 420억원에서 160억원이 늘어났다. 사업자는 2차례에 걸친 설계변경과 다양한 기반시설 확충 등으로 다른 지역과 차별화를 이뤄 거제만의 제대로 된 케이블카를 만들기 위해 당초보다 전체적인 사업비가 증액됐다.

거제케이블카 상부 승강장에는 노자산 일대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전망대가 조성되며, 하부역사에는 507대 주차(소 483·대 24)가 가능한 대규모 주차장과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다양하고 차별화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케이블카 상부정류장과 노자산 전망대를 잇는 100m 구간에 하늘 위를 걷는 '스카이워크'와 상부정류장~전망대~마늘바위를 잇는 400m 구간에 '출렁다리' 연결도 구상중이다. 또 상부정류장에서 학동몽돌해수욕장을 연결하는 '짚라인'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

거제시는 케이블카가 완공되면 거제 식물원과 학동몽돌해수욕장·바람의언덕·거제해금강 등 주변 관광시설과 함께 1000만 관광객 유치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제케이블카는 2014년 2월 도시관리계획(시설·궤도) 결정(변경) 신청 후 2015년 7월 시업시행자지정 및 실시계획이 인가됐지만 사실상 2010년 10월 민간사업자가 사업 제안서를 제출하며 시작됐다.

올 상반기에 준공돼 개장된다면 사업을 제안한 이후 11년이 걸린 셈이다. 그동안 수많은 담당 공무원이 자리를 옮겼고 사업시행자도 바꿨다. 거제시와 사업자는 사업승인을 받기 위해 산림청 등 정부 관련부처를 수없이 출장을 다녔고, 현실과 괴리가 있는 법조항까지 개정하는 열의를 보였다.

앞서 이 사업은 2015년 8월 말 기공식 후 사업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2016년 3월과 5월, 6월 등 세 차례나 착공기한이 연장됐다. 이후 다른 업체와 사업건 인수 협상도 수차례 무산되자 시는 2017년 10월 사업의 정상적인 추진을 가늠할 수 있는 착공계를 제출하지 못하면 사업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 인가를 취소키로 최후통첩을 보내기도 하며 무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시는 케이블카를 설치해 하루 평균 1만8000명, 연간 100만명 규모의 관광객 유치를 기대하고 있으나 전국 여러 지자체가 이미 케이블카를 운행중이고 너도 나도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는 마당에 기대만큼의 효과가 있겠느냐는 우려 또한 허투루 넘길 일은 아니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편 거제시는 거제케이블카와 인근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교통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방도1018호선 동부면 연담~자연휴양림 구간을 기존 2차선에서 3~4차선으로 확포장하고 있다.

이 도로는 심한 굴곡과 노폭 협소로 인한 사고위험이 상존했고, 케이블카가 개장될 경우 심각한 교통체증이 예상됐다. 이 확포장공사는 연담삼거리~자연휴양림까지 2.9㎞를 2차로에서 3~4차로로 확포장하는 것으로 총사업비 150억원(공사비 97억(경남도 부담)·보상비 53억(거제시 부담))을 들여 내년 6월 준공예정이다. 시는 공사기간을 최대한 당겨 올 연말 개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중이다. 현재 공정률 54% 수준이다.

그러나 거제케이블카 개장 시기(6월말)에 맞춰 준공이 불가능해 케이블카 개장 초기 교통량이 몰릴 경우 당분간 교통혼잡이 예상된다. 또 연담~자연휴양림 도로가 3~4차선으로 확장되더라도 자연휴양림~학동삼거리(길이 3.14㎞) 도로가 2차선이어서 원활한 소통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시는 자연휴양림~학동삼거리 도로를 경상남도 도로건설·관리계획 우선순위에 반영시켜 빠른 시일내 연계 공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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