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거제시의회 시의원
김동수 거제시의회 시의원

코로나19 시대. 사람들과의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자유롭게 걷기 좋은 길들이 전국의 명소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거제에는 발길 닿는 곳마다 자연을 듬뿍 느낄 수 있는'섬앤섬길'과 '해안거님길'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거제는 어디를 가도 아름다운 남해바다를 만날 수 있다. 이러한 이점을 바탕으로 2011년부터 뛰어난 해안경치를 감상하면서 걷는 섬앤섬길을 조성해 15개 코스 161㎞의 걷는 길을 만들었다.

임진왜란 당시 첫 승리의 터전인 옥포만을 품고 걸을 수 있는 '충무공이순신만나러가는길'과 해안 절경과 등대를 감상하는 '양지암 등대길', 천주교 성지가 있는 '천주교순례길', 둔덕기성의 역사와 산방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고려촌문화체험길', 천혜의 자연환경을 감상할 수 있는 '바람의언덕길' 등으로 이뤄진 섬앤섬길은 거제를 찾는 탐방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해안거님길 역시 천혜의 비경을 보며 걸을 수 있는 숲길과 바닷길을 만드는 사업이다. 일운면 망치리에서 장승포 윤개공원까지 이어지는 8.7㎞ 구간, 5코스에 걷기 여행길을 조성한다.

해안거님길은 대한민국 동서남북을 잇는 코리아둘레길의 남해안 구간인 남파랑길 구간에 포함돼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다. 망치리에서 와현리로 이어지는 코스와 소동천~소노캄거제 해상데크가 올 상반기 준공되면 전체 구간을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다.

입소문이 번지면서 주말이면 해안거님길을 찾는 가족단위의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지역 경제에도 보탬이 된다.

미래의 거제 경제 쌍두마차는 조선업과 관광산업이라는데 큰 이견이 없다. 하지만 현재 거제는 대표산업인 조선업의 침체로 지역경제 전체가 위기다.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조선업과 함께 관광산업을 키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미래의 돌파구 마련에 나서야 한다. 아직 섣부른 감이 있지만 올해 들어 조선경기가 차츰 회복세를 보이며 위기 타개의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위기 타개책 중 하나가 관광산업 활성화이고 '걷고 싶은 길' 조성이다. 섬앤섬길과 해안거님길은 '길'을 테마로 한 프로젝트다.

아름다운 섬과 빼어난 해안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길, 기도와 묵상의 공간인 순례길, 명산을 탐방하는 길, 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길 등 저마다의 의미와 특색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일 무한한 가능성을 지녔다.

이 길을 하나로 묶는 관광상품을 개발한다면 어떨까? 거제의 길을 특화된 방향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담부서를 신설한다면? 먼저 섬앤섬길과 해안거님길을 비롯한 옥포대첩기념공원·김영삼대통령생가·맹종죽테마파크·거제향교·명사해수욕장 등 주변 명소들을 벨트화 해 트렌드를 선도하는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만들고, 스토리를 담은 투어코스와 각종 체험 프로그램·콘텐츠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또 전담 부서와 전담인력 배치를 통해 다양성과 경쟁력을 살린 테마길을 발굴하고 버스 노선 확충, 교통망 개선의 접근성 확보와 편의시설 설치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행정적인 뒷받침도 반드시 필요하다. 지속적인 유지와 관리를 위해서는 업무의 지속성과 연속성, 전문성과 발전성이 담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만들어진 길이라도 제대로된 유지·관리로 탐방객들의 마음과 발길을 이끌어 내야 하기 때문이다.

걷고 싶은 길, 가고 싶은 길을 찾아 전국 각지에서 거제를 방문하고, 숙박과 식사, 유흥 등 관광객의 소비는 곧 주민소득 증대와 지역경제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다. 가까운 미래,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남부내륙철도와 가덕신공항이 건설돼 내·외국인 방문객이 거제의 걷기 여행길에 흠뻑 취한 모습을 상상해 본다.

포스트코로나를 대비하고 관광거제로 거듭나기 위한 도전과 희망을'길'에서 찾아보자. 거제의 길은 바로 걷고 싶은 그 길에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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