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성명 내고 부수인증위 재건 촉구
지자체 광고 예산 시스템 정비도 요구

지난해 11월에 열렸던 바른지역언론연대 세미나 모습.
지난해 11월에 열렸던 바른지역언론연대 세미나 모습.

한국ABC협회가 조선일보와 공모해 발행 부수와 유료 부수를 2배가량 늘려 정부 광고비와 보조금을 부당하게 편취했다는 의혹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지역언론사 40곳으로 구성된 바른지역연론연대(회장 이영아)가 성명을 내고 부수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ABC협회의 해체를 촉구했다.

풀뿌리 지역언론 모임인 바른지역언론연대는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국내 유일 독점 유료부수 인증기관인 ABC협회의 부수 조작 문제가 또 다시 불거졌다. 통탄하고 경악할 일”라며 “심영섭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가 지적한 대로 ABC협회의 이사회가 신문사 판매국장 중심으로 꾸려져 있으니 이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로 예견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달 15일 보도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신문지국 현장조사 결과 조선일보의 평균 성실율은 49.8%, 한겨레신문의 평균 성실율은 46.9%, 동아일보의 성실율은 40.2%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실제 주요 언론사들의 공시된 부수보다 실제 조사 결과는 부수가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다. 보도 후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선 문체부가 사실 관계를 빠르게 조사해 밝히고 필요하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야한다고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바른지역언론연대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 공모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광고를 받기 위해선 ABC협회 가입이 필수요건이라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가입비를 낸 풀뿌리신문들은 분노한다”며 “더욱이 다른 일간지와 달리 지역주간신문은 대부분 우편발송을 하고 있어 부수가 투명하게 이미 공개돼있으나 울며 겨자 먹기로 ‘생돈’을 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의 결과는 진보·보수를 떠나 전국을 아우른다는 전국지들의 횡포 아닌가”라며 “지역에서 어렵게 자생하는 풀뿌리 신문들의 피같은 돈을 착취하고 서로 협잡해 광고비를 챙긴 꼴이라 분개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역언론 현실은 더 열악한데, 유가부수만 제대로 파악해서 이에 맞게 광고가 원칙대로 집행된다면 풀뿌리 신문의 상황은 지금만큼 어렵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역에서 전국지와 광역일간지보다 부수가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고 ABC협회 부수와 전혀 상관없이 광고비 차별을 받는 것은 정부가 ABC협회 감사는 물론 광고예산 집행을 그동안 방임하며 조장했다는 이야기 밖에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바른지역언론연대는 ABC협회 해체와 정부가 중심이 돼 시민단체·노동조합 등 각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부수인증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이에 따른 지자체 광고예산 시스템 정비도 요구했다.

바른지역언론연대는 “부수 조작 의혹이 또 다시 제기되는 것도 통탄할 일이지만, ABC협회의 부수가 지역 공공광고 예산 배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게 더 해묵은 부조리”라며 “부수 조작으로 광고시장을 교란시킨 것은 언론의 영향력을 과장하고 말과 글을 왜곡해 사회를 혼탁하게 한 중대범죄이기에, ABC협회의 과감한 해체와 비영리적인 부수인증위를 재건하라”고 촉구했다.

한국ABC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사단법인으로, 신문이나 잡지, 뉴미디어 등의 부수나 수용자 크기 등을 객관화해 공개하는 인증기관이다. 여기서 공개한 부수 등은 광고료 책정이나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 기준이 된다.

한편 사단법인 바른지역언론연대에는 △거제신문 △경주신문 △고성신문(경남) △고양신문 △광양신문 △구로타임즈 △김포신문 △남해시대 △뉴스사천 △뉴스서천 △담양곡성타임스 △담양뉴스 △당진시대 △무주신문 △보은사람들 △부안독립신문 △서귀포신문 △설악신문 △성주신문 △순천광장신문 △양산시민신문 △영주시민신문 △영암우리신문 △옥천신문 △용인시민신문 △울산저널 △원주투데이 △인천투데이 △은평시민신문 △자치안성신문 △주간함양 △진안신문 △충남시사신문 △춘천사람들 △태안신문 △평택시민신문 △한산신문 △해남신문 △홍주신문 △횡성희망신문 등 지역신문 40곳이 소속돼 있다.

<바른지역언론연대 공동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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