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오후 2시 거제종합운동장서
시흥시민축구단과 대망의 홈개막전

지난달 25일 하청면에 있는 하청스포츠타운 축구장을 찾았다. 초록색 그라운드 위에는 오는 13일 오후 2시 거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질 K4리그 개막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거제시민축구단(이하 시민축구단)의 함성으로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거제시민축구단의 출범은 오랜시간 시민의 숙원중 하나였다. 더구나 지역 프로축구팀 탄생과 함께 장승포초-연초중-거제고로 이어지는 거제지역 유·청소년 축구부 인프라 구축 및 인재 육성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래서인지 거제시민축구단은 이제 막 역사의 첫 페이지를 열 준비를 하고 있는 신생 구단임에도 포부 하나만큼은 남다르다. 창단 첫해 우승, K2리그 승격, 거제축구의 황금기 부활 등으로 시민에게 사랑받는 구단을 이루겠다는 다부진 각오다.

최근 시민축구단이 내 건 새로운 슬로건도 'TOGETHER, WE MAKE HISTORY(함께 역사를 만들자)'다. 시민축구단의 성장이 곧 역사가 되고 이른 시일 안에 K리그까지 진입하겠다는 다부진 목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갈 시민축구단의 사령탑에는 거제축구 황금기와 함께하고 20여년 동안 연초중과 거제고를 이끌었던 송재규 감독이 맡았다.

경남 함양 출신으로 축구 명문 거제고와 아주대를 졸업한 송재규 감독은 그동안 유·청소년 지도자계의 명장으로 유명하다.

거제시민축구단 단체사진.

지난 1997년부터 2009년까지 12년동안 연초중학교 감독에 이어 2009년에는 모교인 거제고 감독으로 활동하면서 매번 4강과 준우승의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하며 우승에 목마른 거제고를 고교 정상에 올려놓은 장본인이다. 송 감독은 선수시절 포지션은 미드필드로 중·고교팀의 감독을 오랫동안 맡은 만큼 성실함과 기본에 충실한 축구를 지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축구에도 황금기가 있었다. 거제고와 연초중을 바탕으로 전국의 각종 대회를 호령하고, 안성일 최청일 송광환 등 국내 프로축구 1세대와 서정원 등 당대의 슈퍼스타를 배출했었던  80·90년대다.

거제고 축구부의 창단 멤버로 시작해 거제축구의 초석을 다지는데 인생의 절반 가까이 열정을 바쳐온 송재규 감독의 선임은 어쩌면 운명보다 의무에 가까워 보인다.

짧은 준비 기간이었지만 그동안 시민축구단은 프로팀 및 대학팀과 10번의 연습경기를 통해  7승3무, 승률 70%를 기록하며 K4리그 적응 막바지 담금질 작업과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분위기다.

거제시민축구단 선수들.

특히 지난달 24일 남해에서 진행된 K3 팀인 김해시청과의 경기에서도 2대1로 승리하며 올해 K4리그에서 파란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거제시민축구단의 선수는 △골키퍼(GK)에 최성겸·김상중 △수비수(DF)에 고명익·김용인·박동혁·여재율·이승준·이원석·장종원·장준수·최주용·추다훈·표기철 △미드필더(MF)에 노태윤·민지홍·손민재·엄승민·한재민 △공격수(FW)에 구현우·박현우·신재성·윤형주·이영준·이유찬·이종안·이주형·태현찬 선수 등 27명이다.

거제시민 축구단의 기량은 모두 뛰어나지만 몇몇 선수를 소개하면, 축구단의 주장이자 K1·K2·K3리그 모두의 경험을 갖고 있는 베테랑 태현찬 선수를 비롯해 여재율·박동혁·최성겸·이유찬·장준수 등 공익요원 6인방은 평소에는 거제지역 주요 공공시설에서 근무하다 오후 6시30분부터 진행되는 오후 훈련 및 리그 경기에 참가하게 된다. 특히 공익 6인방 중 여재율(거제고 출신)·박동혁·최성겸·이유찬 선수는 울산시청축구단 출신으로 2019년 K3 우승의 주역이다.

거제를 연고로 출범한 축구단인 만큼 거제고 출신 손민재·엄승민·표기철·김상중·이종안 선수 등 6인방의 활약도 기대된다. 특히 거제고 출신 선수들은 이미 송재규 감독과 3년간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팀 전력 상승에 적잖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거제시민축구단 훈련 모습.

현대미포조선에 입단해 2015년과 2016년 내셔널리그 통합우승에 공헌한 이주형 선수와 시민축구단의 유일한 용병인 고명익 선수의 활약도 기대된다.

조선족인 고명익 선수는 아버지가 조선족 최초의 중국 국가대표에 발탁돼 아시안게임 준우승을 이끄는 등 차범근급 유명인사로 알려진 고종훈씨며, 중국 국가대표 수비수이자 중국 슈퍼리그 광저우 헝다 소속 선수인 형 고준익도 중국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개막전도 시작하기 전부터 중국 현지에서 고명익 선수에 관심을 보이며 유니폼 구입 문의가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축구단은 오는 13일 홈구장인 고현종합운동장에서 대망의 개막전을 앞두고 있다. K4리그의 나머지 15개팀과 2경기씩 30경기를 치르게 되는 시민축구단의 첫 경기인만큼 선수단 모두가 승리를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리그 순위는 승점·골득실 차·다득점·상대 전적·승리 수·원정 다득점·경고 포인트 순으로 결정되며, 최종 준우승까지 K3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된다.

시민축구단이 거제축구의 부활을 알리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거제시민의 사랑을 듬뿍받는 구단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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