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 올해 수주 목표(78억 달러) 22% 달성 중
LNG선 등 주력 선종 발주 잇따라 향후 수주도 '맑음'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연료추진 원유운반선.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연료추진 원유운반선.

국내 조선 3사(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그룹)가 올해 들어 수주 낭보를 전하며 산뜻한 출발을 이어가고 있다. 선가 상승세도 지속되며 수익성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세계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며 조선업황 역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연초부터 LNG연료 추진선으로 대표되는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수주를 거듭하며 시장 지위를 확고히 해나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8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로부터 LNG 연료 추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4척을 총 4587억원에 수주했다. 이들 선박은 2023년 6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계획이다.

이로써 지난 15일 LNG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5척(7812억원) 수주 포함해 일주일새 LNG 연료 추진선만 9척, 약 1조2000억원을 수주하는 등 다가오는 친환경 선박 시대에 대한 실적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지난해는 2월까지 수주가 전무했고, 3월2일에야 셔틀탱크 3척을 첫 수주한 것에 비하면 올해는 수주 랠리를 이어가며 연간 수주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LNG운반선 1척‧컨테이너선 9척‧원유운반선 4척 등 다양한 선종에 걸쳐 모두 14척, 17억 달러 수주를 기록했다. 올해 수주 목표(78억 달러)의 22%를 달성 중이며 연간 수주목표에 가장 빠른 속도로 다가서고 있다.

3사 중 가장 부진했던 대우조선해양도 15일 유럽 지역 선주로부터 컨테이너선 4척을 주문받아 앞서 수주한 LNG운반석 2척을 포함해 총 6척에 5억9500달러를 수주하며 분발중이다. 올해 수주 목표액 77억달러의 7.8%를 달성했다.

이에 더해 2월 중에 LNG 이중연료 추진 VLCC 10척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주액은 1조1000억원대 규모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달까지 약 19억 달러(약 2조1059억원) 규모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149억 달러)의 13% 가량을 채웠고, 추가 수주 소식도 전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수주한 23조원 규모 카타르 물량 발주가 올해 안에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망도 밝다. 해외 언론들이 현대중공업이 나이지리아와 LNG 운반선 5척 건조 계약을 논의 중이고, 삼성중공업 또한 그리스 선사로부터 LNG 추진 VLCC를 최대 4척 수주할 수 있다고 보도하면서 추가 주문에 대한 기대도 커진다.

러시아 국영 조선사 통합조선공사(USC)가 북극해를 통해 석탄 수송을 위한 신조선 30여 척 발주도 예고하면서 국내 조선소의 수주 기대감이 높아진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32년까지 북극해로(NSR)를 따라 석탄을 수송하기 위해 28척의 쇄빙선이 필요하다며 신조선 발주 임박을 알렸다. 발주 규모는 14억 달러(약 1조5500억원)이다.

선박 가격도 오르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28포인트로 1포인트 올라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신조선가지수는 전 세계 신규건조 선박 가격을 평균 지수화한 것으로 지수 상승은 선박 가격이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 회복 기대감에 연초 글로벌 선사들이 잇따라 선박을 발주하고,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노후 선박 교체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선박 발주량이 늘어나는 이유는 세계경제 회복으로 물동량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라면서 “실제로 최근 컨네이너선이 부족해지며 운임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선박 노후화와 친환경 선박시장 확대도 조선업황 회복에 한몫했다. IMO(국제해사기구) 규제에 따라 2025년부터 이산화탄소를 기존에 비해 30% 이상 줄이지 않은 배는 운항하지 못한다. 2030년 40%, 2050년 50~70%까지 규제가 확대된다.

그동안 낮은 국제유가와 경기둔화로 글로벌 선주들이 선박 교체를 주저했다가 앞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 더 이상 선박 교체를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조선업은 LNG선과 컨테이너선 등 부가가치가 높은 선종에 강점을 보여 수혜가 기대된다.

선박 수주가 늘고 있는 만큼 올해 실적은 무난하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계약 취소나 환율 하락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 취소의 경우 선주나 조선사의 이해관계나 사정에 따라 종종 있는 일"이라며 "건조에 드는 비용은 여러 차례에 걸쳐 나눠 받기 때문에 큰 손실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일감이 줄어든다는 측면에선 악재"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