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약4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장 많이 공연되고 있다. 특히 '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왕'을 4대 비극이라 하는데 이중 '리어왕'은 비극 중의 비극으로 평가 받고 있다.

브리튼의 왕 리어가 늙어 왕위를 넘겨주려고 세 딸을 불렀다. "나를 가장 사랑하는 딸에게 영토를 나누어 주겠다." 그러자 첫째 딸이 "저는 세상의 그 무엇과 바꿀 수 없을 만큼 아버지를 사랑합니다."둘째 딸은 "저는 아버지께 효도하는 것이 최고의 행복입니다." 리어왕이 가장 사랑했던 셋째 딸은 "저는 자식의 도리로 아버지를 사랑할 뿐입니다."

리어왕은 화가 나 영토를 두 딸에게 나누어 주고 매달 번갈아가며 두 딸의 성에 머무르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막내는 지참금도 없이 프랑스로 시집보내 버린다. 리어왕이 큰딸과 둘째를 찾아갔을 때 그들은 아버지를 홀대하고 구박했다. 이를 안 셋째는 프랑스 군대를 일으켜 두 언니를 응징하고 아버지와 재회하지만 프랑스 군의 패배로 죽게 되고 리어왕도 자신을 후회하며 죽는다. '리어왕'이야기는 어디선가 많이 들어 본 듯하지 않는가? 바로 우리의 '할미꽃 전설'과 닮은 구조이다.

혼자서 세 딸을 키우는 어머니는 억척스럽게 일을 해서 첫째 딸과 둘째 딸은 남부럽지 않게 시집을 보냈지만, 막내딸은 시집보낼 재산이 없어 숯 굽는 가난한 총각에게 시집을 보냈다. 세월이 흘러 늙은 어머니는 딸들을 찾아간다. 첫째 딸과 둘째 딸은 처음에는 반가워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어머니를 귀찮게 여겼다. 이를 눈치 챈 어머니는 추운 겨울날 집을 나와 막내딸을 찾아가다가 막내딸의 집이 바라다 보이는 고개에서 딸의 이름을 부르며 쓰러져 죽은 자리에서 피어난 꽃이 할미꽃이다.

세계 최고의 작품 '리어왕'과 '할미꽃 전설'로 볼 때, 우리는 우리문화를 모티브로 세계문화에 도전할 수 있음을 반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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