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보존지역 2만5000㎡ 나무 3000여그루 불법 벌채
하부역사 진출입로 위치변경 이유...3월 개장 차질 우려

현재 공정률 78%를 진행 중인 거제 학동케이블카 공사현장
현재 공정률 78%를 진행 중인 거제 학동케이블카 공사현장

거제파노라마케이블카(이하 거제케이블카) 공사가 중단돼 내년 3월 개장 목표에 차질을 빚게 됐다. 공사를 하면서 2만5000㎡에 이르는 산림을 훼손한 것으로 드러나 거제시가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시는 거제케이블카를 시공하는 민간사업자인 거제케이블카(주)에 훼손된 원형보존지역을 원상 복구할 때까지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거제케이블카는 기존 하부역사 진출입로 위치를 변경하면서 환경영향평가에 지정한 원형보존구역 2만4000㎡를 훼손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자재운반을 위한 작업로를 설치하면서 상부역사 인근 원형보존구역 960㎡도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훼손 면적은 전체 공사 구간의 20%가 넘으며, 이 지역은 난대활엽수림이 자생한 곳으로 환경영향평가에서 생태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조사돼 원형을 유지한 상태로 보존할 것을 지정한 구역이다. 공사 과정에서 훼손해서는 안 되는 보전지역 나무 3000여그루를 잘라낸 것이다.

거제케이블카 관계자는 “기존 설계된 하부역사 진출입로는 경사도가 높고 절개 구간이 많아 완공 이후 진출입 차량에 대한 안전문제가 제기됐다. 보다 안전한 진출입로를 조성하기 위해 위치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환경 당국과의 협의 절차를 놓친 사실을 뒤늦게 알고 자진신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낙동강유역환경관리청 관계자는 “자진신고를 했다고 하더라도 훼손된 부분은 원상 복구 조치가 이행돼야 한다”며 “일단 모든 공사를 중지한 상태에서 사업자로부터 복구계획을 받고 이에 따른 원상복구 명령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거제케이블카는 현재 공정률은 78%이며, 예상 복구 비용은 12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공사 재개는 복구 계획이 마무리되는 한 달 이상 걸릴 전망이며, 이번 공사 중단으로 직원 채용 등이 진행되고 있던 거제 케이블카는 정식 개장도 일부 차질을 빚게 됐다.

거제케이블카는 거제시 동부면 학동고개에서 노자산(565m) 전망대를 잇는 1.56㎞ 구간에 10인승 곤돌라 45대를 순환 운행하는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민자 사업으로, 거제시는 이 케이블카가 완공되면 거제식물원과 국립난대수목원 등 주변 관광시설과 함께 1000만 관광객 유치의 견인차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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