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 노무법인 승인 대표
김정현 노무법인 승인 대표

근로자 A씨는 29세 때인 1960년부터 1985년까지 25년간 내화벽돌 원료인 각종 암석의 파쇄 및 분쇄 작업을 하다가 1985년 9월 처음으로 1형 진폐(규폐)로 판정받은 후 2012년 1월 원발성 폐암(선암)으로 진단을 받았습니다.

A씨는 22세부터 81세까지 7년을 제외하고 하루 반갑 내지 한 갑씩 흡연하던 사람으로 정년퇴직하던 해인 1985년 9월9일부터 14일까지 B병원에서 실시한 진폐 정밀진단에서 처음 진폐 1형(1/1)으로 진단됐습니다.

이후 2009년 11월30일부터 12월5일까지 C병원에서 실시한 마지막 진폐 정밀진단에서 진폐 4형(4A)에 폐기종(em)이 동반된 경도(F1) 심폐기능장해 판정을 받고 2010년 8월11일부터 C병원에서 진폐 요양을 시작했습니다.

A씨의 규폐의 원인이 된 결정형 유리규산은 잘 알려진 폐암 발암물질로, 특히 규폐가 있을 경우 폐암 발생 위험도가 높아집니다.

과거 이직 근로자 A씨가 근무했던 D공업(주) E공장은 현재 폐쇄돼 F내화(주) G공장을 2012년 3월 방문해 입수한 카올린·용융알루미나·용융마그네시아·용융실리카 등 내화물 원료에서는 결정형 유리규산이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직업성 폐질환연구소가 H병원의 의뢰를 받아 내화물인 내장연화벽돌을 2011년 7월에 X-선회절 분석법으로 분석한 결과 결정형 유리규산인 석영·크리스토바라이트(cristobalite)가 검출됐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F내화(주)에서 사용하는 내화물의 원료에는 결정형 유리규산이 없으나 이들 원료로 터널식 소성로를 거쳐 내화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결정형 유리규산이 생성되는 것으로 판단됐습니다.

따라서 직업성폐질환연구소의 업무상질병심의위원회에서는 A씨는 과거 25년간 내화물을 생산하기 위해 결정형 유리규산이 함유돼 있는 각종 암석을 파쇄 및 분쇄하면서 노출된 결정형 유리규산에 의해 진폐(규폐)가 발생하고, 결정형 유리규산 노출이 중단된 지 약 25년이 지나 다시 원발성 폐암이 발생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암석 파쇄 및 분쇄 작업자에게 잘 유발되는 직업병으로는 A씨는 사례에서 보이듯 진폐증·원발성 폐암이 대표적이며, 그 외에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레이노증후군·소음성 난청·각종 근골격계질환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질병이 모두 업무와의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과거 수십년 전에 직업병 유발요인에 노출됐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원발성 폐암의 원인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흡연으로, 폐암의 약 85%는 흡연에 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흡연 경력이 있는 근로자의 폐암이 직업병으로 인정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공인노무사 등 관련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직업력 소명 및 흡연력 보정 후 산재 신청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원발성 폐암이 산재로 인정될 경우 치료기간 중 요양급여 혜택 및 휴업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불행히 폐암으로 사망한 경우라 하더라도 유가족들이 유족급여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흡연자이거나 담배를 피운 경력이 있더라도 반드시 산재보상 가능성을 검토해보시기 바랍니다.

한편 이 사례는 근로복지공단의 업무관련성 전문조사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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