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규 거붕백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박성규 거붕백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고도로 발달된 현대를 살면서 배달음식이나 간편화된 포장음식 등에 익숙해졌지만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영양제·슈퍼푸드 등이 그 효능·작용 등에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건강식과 정반대로 단 한번의 섭취만으로도 신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먹을 것 역시 존재하며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식거리 중 세 가지의 경우를 알린다.

●복어

청복을 제외한 대다수 복어종에는 테트로도톡신이라는 성분의 독이 있다. 중독시 사망 위험성이 대단히 높아 유명한 독성음식 중 하나다. 살코기나 혈액 등에는 독이 없어 식용이 가능하나 난소·간 등의 장기기관과 알 등에 주로 독이 분포해 있고 종에 따라 피부 껍데기 등에 있는 경우도 있다.

중독은 살코기를 직접 섭취하는 경우보다 지리·국 등의 국물요리에 극미량이 포함돼 발생하는 중독이 흔해 증상이 가볍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세포막의 Na활성화 기구를 저해해 작용하며 신경과 근육 사이의 연결을 차단하는 작용과 근육이완·감각마비·구역·구토·혈압저하·장운동 억제 등의 작용을 일으킨다.

이중 불수의근인 호흡을 담당하는 근육을 마비시키게 되면 의식은 명료하나 숨을 쉴 수 없어 극한의 공포와 함께 쓰러지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 이때 말을 하거나 소리를 낼수 없어 주위에서 먼저 발견해 주지 않는다면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항독소 등의 치료법이 존재하지 않아 치료는 호흡부전의 증상이 생기는지에 대한 관찰이 중요하다. 섭취량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혀끝이나 입안의 마비감 등 경한 증상만 있는 경우 역시 더욱 중증으로 진행하지 않는지 증상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중환자실에서 관찰해야 하며 호흡부전이 발생하는 경우 호흡근 마비가 호전될 때까지 인공호흡기 치료를 해야 한다.

●초오

미나리아재비과 꽃중 특히 투구꽃의 뿌리를 일컬으며 마비 혹은 마취 효과가 있어 적절 용량이 쓰이는 경우 관절통·사지저림·사지마비 증상에 도움이 돼 강력한 진통제가 없었던 시절에 민간요법으로 사용됐다. 독성을 가진 알칼로이드 성분인 아코니틴 등을 함유하고 있고 아코니틴 역시 세포 내 Na경로에 작용해 신경근 마비를 일으킨다.

낮은 용량에서 심장에 독성이 있어 다른 대체할 진통제가 많이 있는 지금엔 추천하지 않으나 아직도 약용으로 복용 후 쓰러져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심독성으로 가슴 두근거림·구역감·흉부 불편감 등을 호소하며 병원에서 검사할 경우 심전도에서 부정맥이나 비특이적 불안한 리듬의 형태로 발견된다.

고용량을 복용한 경우 심부전·호흡곤란으로 진행하며 심한 경우 사망하는 경우도 있으나 위세척·활성탄 등 투여로 신체에 흡수를 줄여주는 것 외 특별한 치료가 없어 복용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노니

프로제노닌·스코폴레틴 등 항염 효과를 가진 성분과 담나칸탈·폴리페놀 등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인기있는 건강식으로 피부 미용·다이어트·항노화 등 목적으로 선전되는 등 건강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열매다. 악취가 심해 가루나 주스 등의 형태로 주로 섭취되며 동결이나 열풍건조·발효 등의 가공법을 거친다. 강한 항산화 작용으로 암치료 등에 효과 역시 연구중이다.

하지만 안트라퀴논 성분은 담즙 분비 촉진의 효능이 있으나 문제는 간독성 역시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정 기간동안 꾸준히 노니가루를 섭취한 경우 복통·구토·간수치 이상 등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가 있고 심한 경우 독성 간염으로 진행해 황달 증상을 동반할 수도 있다.

독성 간염이 발생한 경우 간부전으로의 진행을 막기 위해 오랜 기간 보존적 치료가 필요해  생산과정에서 독성을 띤 부위를 제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외에도 칼륨 함유량이 대단히 높아 신기능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도 치명적일 수 있다.

중독의 경우 독성 자체도 중요하지만 노출된 양에 따라 경과도 달라질 수 있어 평소 충분한 주의가 필요하며 증상이 나타날 경우 빠른 시간 내에 응급실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드린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