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전후로 가마니는 우리 생활에서 가장 필요했다. 볏짚으로 만든 가마니는 농가에서 없어서는 안될 만큼 다양하게 사용됐다.

가마니는 물건을 담는 포대로 가을이면 논·밭에서 수확한 곡식을 담아 보관했다. 무너진 둑을 쌓을 때도 가마니에 돌과 흙을 담아서 쌓아두기도 했다. 깨·콩을 털 때도 가마니를 깔아 놓고 그 위에서 곡식을 털고 말리고 했다.

가마니는 농경문화가 시작되면서 물건을 담아두는데 가장 필요한 포대로 사용했다. 벼농사가 끝나면 볏짚으로 집집마다 가마니를 짰다. 새끼줄을 가마니틀에 줄로 늘어놓고 한 사람은 가마니 짜는 보대를 쥐고, 한 사람은 그 보대의 날줄에 따라 짚을 넣어서 베 짜는 식으로 가마니를 짠다.

겨울에 빈방이나 헛간 등에서 가족끼리 함께 짰다. 짚으로 짠 가마니는 가벼우면서 질긴 것이 좋은 상품이었다.

이 사진은 부부가 가마니를 짜서 리어카에 싣고 산 고갯길을 넘어 가고 있는 장면이다. 비탈진 자갈길에 남편이 끌고 뒤에서는 부인이 밀어주고 있다.

파릇파릇한 잎이 돋은 초봄이다. 쌀랑한 봄기운이 도는 비포장도로에서 리어카에 가마니를 싣고, 비탈길을 오르는 모습이 힘겨워 보인다. 솜바지를 입고 머리에 모자를 쓴 모습에서도 쌀쌀한 초봄기운이 느껴진다.

밤잠을 설치면서 힘들게 짠 가마니를 시장에 가서 팔아서 생활에 보태려고 하는 노부부의 힘겨워 하는 모습에서 그때 그 시절의 어려웠던 농촌 생활상을 보는 것 같다. 어렵게 살아도 그때의 생활상은 인정이 넘치고, 삶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이 한 장의 사진을 보면서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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