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년 윤앤김내과 원장
김창년 윤앤김내과 원장

코로나19 사태로 연일 시끄러운 와중 국가에서 시행하는 위내시경 등 검진을 받으려고 오시는 환자분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으니 여간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식습관과 유전적인 요인 탓에 우리나라와 일본 사람들의 위암 발생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 위내시경을 통한 위암의 검진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의료 수준은 코로나 방역뿐 아니라 검진 시스템에서도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미국에서는 100만원을 들여야 받을 수 있는 위내시경을 40세 이상에서는 누구나 2년에 한 번씩 무료로 받을 수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 일본과 우리나라 뿐이다. 

'위염' 감기 다음으로 병원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진단명일 것이다. 누군가가 위염이 위암으로 발전한다더라 하는 얘기를 하면 자기도 검진에서 위염이라고 하는데 내가 너무 방치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갖기도 한다. 

위염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위에 염증이 있다는 뜻이다. 맹장염이 충수 돌기에 염증이 생긴 것처럼 위염은 위점막에 염증이 생겼다는 것이다. 위염은 만성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맹장염은 급성으로 생긴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성적이란 말은 오래도록 진행되고 치료가 잘 안된다는 뜻이고 급성적이란 말은 갑자기 진행되니 치료가 쉽다는 말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물론 위염에도 급성이 있어서 진통제를 많이 복용하거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경우에는 위점막이 급성으로 손상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급성으로 오기 때문에 2주 정도 약물치료를 하면 완치가 된다.

그럼 위염은 어떻게 진단할까? 위에 염증이 생긴게 위염이므로 내시경상 눈으로 보이는 위염이 있는지 확인하고 더 정밀검사를 요할 때는 조직검사를 통해 위염 여부를 판명한다. 위염의 진단 기준은 아직도 애매해서 진료과마다 내시경하는 의사마다 조금씩 달라 무슨 위염으로 달리 진단하게 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한다. 

특히 요즘 흔히 진단받게 되는 장상피 화생과 위축성 위염은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분명히 암으로 가는 전단계의 위염이라고 기술돼 있기 때문에 더 불안해진다. 

장상피 화생 위염은 위 점막조직이 변형이 생기면서 장점막처럼 변형이 되는 위염이고 위축성 위염은 위점막 조직이 오래되면서 위축되는 위염의 형태이다. 위염의 조직검사 표본을 가지고 현미경으로 장상피화 정도와 위축성 정도를 약한 것부터 심한 것까지 등급을 나눴다. 

수십년간 자극적인 음식·술·담배·커피·헬리코박터균 감염까지 고생시킨 위점막 조직이 조직검사를 해보면 깨끗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40세 이상 검진을 통해 조직검사를 해보면 절반 이상에서 장상피 화생 약간, 위축성 위염 약간의 정도로 발견된다. 이 정도의 위염 소견으로 위암으로 발전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설사 장상피 화생과 위축성 정도가 심한 정도로 나오게 되더라도 1년에 한번 정도 혹은 6개월에 한번 정도 위내시경을 해서 위암으로 발견되는 것을 조기에 치료하면 그뿐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에게 발견되는 경도의 장상피 화생, 위축성 위염은 2년에 한번 검진을 통한 내시경 검사면 충분하다. 

오래전부터 속도 더부룩하고 쓰리고 트림도 자주 올라오고 하는 분이 위내시경을 받으면 위염이 심하다는 진단이 나올까? 꼭 그렇지는 않다. 내시경상 위염의 정도와 본인이 느끼는 위장 불편감 증세는 일치하지 않는다. 늘 위장 문제로 고생하는 젊은 환자분을 위내시경을 해보면 깨끗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기능성 위장 장애·신경성 위장병 등으로 부른다. 내과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위장 문제를 가진 분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럴 경우는 약물치료와 함께 식습관 조절·금주·금연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불행히도 잘 낫지 않으며 만성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①속쓰림·위통·소화불량 등이 있으면 먼저 가까운 내과를 방문해서 상담 후 위내시경을 해 위염·위궤양·위암·식도염 등의 질환을 구분하는 것이 먼저 필요하다.  

②위염은 성인이면 누구에게나 있다. 어떤 위염인지는 중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장상피 화생 정도와 위축 정도가 심하면 좀 더 자주 내시경을 받아봐야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2년에 한번씩만 받아도 충분하다.  

③위염의 정도와 본인이 느끼는 증세와는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증상에 따라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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