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2564년 부처님 오신 날-내 마음 정화수가 될 절을 찾아2】 고현동 계룡사

계룡사 전경
계룡사 전경

거제시청 앞을 지나 거제도서관 옆 골목으로 100여m를 올라가면 한 쪽 얼굴은 깨졌지만 초승달을 닮은 '신라의 미소' 수막새가 새겨진 계룡사(주지 선암) 표지석이 나온다. 수막새 아래 '얼굴이 참다운 공양구요, 부드러운 말 한마디가 미묘한 향이로다, 깨끗해 티가 없는 진실한 그 마음이, 언제나 한결같은 부처님 마음일세'라고 새겨져 있는 수완 큰스님의 가르침은 도시생활에 지친 심신을 어루만져준다.

일주문에 들어서 사천왕상을 지나면 아담한 범종각이 자리 잡았고 그 뒤로 용왕각이 나온다. 그 옆으로 여의주를 입에 문 두 마리 용에서 약수가 끊임없이 흐른다. 

사찰의 꽃 대웅전 앞 좌우로 하얀 10층 사리탑이 있다. 서경보 스님이 1994년 스리랑카에서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셔와 건립한 탑이다. 탑 아래 연못은 가지각색 잉어와 연꽃을 품은 채 사리탑 그림자를 안았다. 용왕각과 대웅전을 지나 무량수전을 돌아 돌계단을 타고 또 오르면 삼성각이 나타난다. 이곳이 끝인가 하는 생각에 돌아서면 고현시내가 한 눈에 보인다. 그야말로 명당이라고 자랑할만 하다.

계룡사는 고현시내를 곁에 두고 있고 계룡산 등산로 입구에 있어 등산객·시민·불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담이나 울타리도 없어 독경소리만 항상 은은히 울려퍼진다. 그래서인지 사찰은 언제든지 누구나 찾아올 수 있도록 24시간 열려 있다. 

계룡사 경내 모습.
계룡사 경내 모습.

거제의 명산 계룡산은 신라 고승 의상대사가 산 정상에서 수도했던 곳이다. 계룡산 자락에 터를 잡은 계룡사는 산의 정기가 한곳에 모인 비룡승천형(飛龍昇天形)의 명당지에 건립됐다.

법화종 최성록 스님이 1955년 신현읍 고현리 산9번지에 초당을 짓고 기도처로 사용하며, 계룡산 정상은 닭의 머리를 닮았고 산 몸뚱이는 여덟 마리의 용이 휘감고 있는 형국을 본따 '팔용사(八龍寺)'라 명한 것이 시초다. 그 후 옥광오 거사가 부지 480평을 희사해 1962년 불교 재산관리법에 의해 법화종에 등록했다.

옥광오 주지를 거쳐 1963년 김한찬 주지에게 이양. 동년 11월에 김훈찬 스님에 이어 1995년 2000여평의 사찰 부지를 새로이 확보하고 대웅전내 닫집·수미단·삼존불을 봉안하고 천불·극락전·진신사리탑·삼성각·용왕각·사천왕문·선재어린이집 등을 신축해 오늘에 이르렀다.

계룡사 선암 주지스님.
계룡사 선암 주지스님.

이날 계룡사에서 만난 선암 주지스님은 "큰 절에 있을 때 할머니보살이 툇마루에 앉으며 '저 스님은 복이 많아 고대광실 집에서 경을 읽는다' 해서 '노보살님 여기 사실래요' 했더니 싫다고 했다. 내가 지은 밥이요 내가 지은 업으로 저마다 팔자대로 살아야 행복한 것"이라며 "선공후사(先公後私·공적인 일을 먼저하고 사사로운 일은 나중에 함)라고 모두가 힘든 시기 국가를 믿고 적극 따라줘야 한다"고 했다.

또 "예전 삶이 소중하고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알면 함께 살아갈 모든 존재들에 대한 생각들이 다시금 정리가 될 것"이라고 최근 코로나로 힘든 시기의 대처법을 설법했다. 그러면서 주지스님은 5년 전 배운 드론으로 오는 부처님오신날 계룡사 경내를 촬영할 생각에 얘기 도중에도 연신 드론 손보기에 여념없었다.

한편 계룡사는 오는 30일 오전 10시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을 가진다. 이번 법요식은 코로나로 인해 대웅전 진신사리 봉안탑 탑돌이 위주로 진행한다. 또 선암 주지스님은 오는 29일 고현동 신현농협 본점 앞에서 열리는 거사림 거리공연에서 법문을 낭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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