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선정 거제시 1호 '관광두레' 프로듀서 김은주 ㈜섬도 대표

거제시 1호 '관광두레' 프로듀서로 선정된 ㈜섬도 김은주 대표. 그는 많지 않은 나이지만 여러 길을 걸어왔다. 회화를 전공해 작품을 전시할 공간을 찾았지만 지방이라 여건이 쉽지 않았다. 궁하면 통한다 했던가. 그런 계기로 그는 기획이라는 업계로 눈을 돌렸다.

거제도의 지역문화를 디자인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예비사회적기업 ㈜섬도를 설립하고 동시에 다양한 방면으로 관심을 확장해 나갔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서 선정하는 '관광두레' 프로듀서(이하 피디)모집에 응시해 전국 14명 선정자 중 한 명에 이름을 올렸다. 거제시는 그동안 두어 차례 관광두레 피디 선정에 응모했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올해 처음으로 선정됐다.

관광두레 사업은 '지역관광의 문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해 보자'는 목표로 지난 2013년에 시작됐다. 전국에서 관광두레 사업지역으로 올해 포함 85개 지역이 선정됐으며, 총 480개 주민사업체가 발굴됐다.관광두레 피디는 지역주민들이 설립한 숙박·음식·여행·체험 등의 지역특색을 지닌 관광사업체에 창업·운영을 지원한다. 그는 향후 3년에서 최대 5년간 거제시 관광 분야의 다양한 주민사업체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임무를 맡는다.

그는 애니메이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작품활동을 하다 닭장같이 갇혀 지내는 팍팍한 서울 생활에 염증을 느껴 고향 거제에 내려왔다. 여행 팬션업을 운영하는 어머니와 함께 머물며 그림 작업을 하고 자연에서 뛰어놀다시피 즐겼다. 그는 나고 자라서 익숙하고 편안한 시골에서 공간을 넓게 쓸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12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1등 상인 문체부 장관상을 수상한 재원이다. 예술가의 작업공간이 없다는데 착안해 비성수기의 숙박업소를 이용해 작가들이 상주하면서 객실을 다양하게 꾸미고 성수기에 선보인다는 제안이 참신하고 실용적이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피디는 "예술을 전공해 그 길로 직업을 삼고 싶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문화예술을 제공받는 것을 무상으로 받아들여 고민됐다"며 "전공을 부합해 산업화해야 했고 사람들을 납득시키는 것도 필요했다. 지금까지 해온 일과 두레 피디로서의 일은 다르지 않다"고 했다.

요즘 많은 사람을 만나고 조언도 많이 듣게 돼 성격도 달라지고 있다는 그는 "관광두레 피디로서 소통하려면 서로의 의견에서 중간치를 잡는 게 필요하고 자신을 내려놓고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에서 자신의 사업체를 꾸리면서는 사업이 지역의 사회적 가치를 발견하고 콘텐츠로 제작하는 새로운 분야라 관련 기관이나 단체를 설득하기가 어려워 난관에 부딪히는 경우도 많았다며 경험담도 풀어놨다.

관광두레 피디로서 앞으로의 각오를 묻자 그는 "하루하루가 새롭다. 나아가거나 성장하거나다. 평범한 회사에 들어갔다면 정해진 일만 하고 넘어갈 텐데, 앞으로 주어질 일은 그게 아니다"며 "요즘은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이 가진 장점을 어떻게 극대화하고 유용하게 쓸까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각개전투보다는 여럿이 힘을 합쳐서 더 큰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 피디는 "거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조선소를 모델로 두 가지를 접목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고 있다"며 "사람이 일으킨 조선과 자연이 이룩해 놓은 숲과 나무 화초, 그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가지의 경계를 허물고 싶다"고 최근의 관심사를 소개했다.

살아오면서 길이 쉽게 보인다 싶다가도 어느새 길을 잃기도 했다는 그. 거제1호 관광두레 피디로서 걸어 나갈 그의 행보는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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