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어업인 위한 '수산물 소비촉진' 선봉장 거제수협 엄준 조합장

거제수협 수산물가공공장은 지역 양식어민에게서 활어를 수매·가공해 냉장 유통하는 포장회(선어회) '싱싱회'를 출시·판매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할인으로 40% 할인판매 중이다. 식품의약안전청으로부터 해썹(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받아 위생적으로 포장된 상품 회로 간편하게 사서 먹을 수 있다.

최근 수산물 소비가 줄어 지역 양식어민의 시름이 깊다. 코로나19 사태로 지역 횟집들이 문을 닫거나 손님이 끊겨 양식한 성어를 제때 출하하지 못하는 어업인들은 사료값 부담과 관리비용이 겹쳐 도산위기에 빠질 지경이다.

이에 거제수협 조합장으로 수산물 소비촉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엄준 수협장을 찾았다.

엄 조합장은 "생선회는 몇시간 숙성 후에 먹을 때 가장 맛있는데 광어는 15시간·참돔은 8시간·우럭은 10시간 이내가 가장 적절한 숙성시간이다"며 "거제수협 수산물가공공장에서 가공된 '싱싱회'는 냉장유통 되는 과정에서 숙성이 일어나 감미가 좋아진다. 가공 후 최대 3일로 유통기간을 잡아 신선도를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거제수협의 싱싱회는 현재 수협마트·이마트 등지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택배주문도 받는다.

엄 조합장은 "일본의 경우 자연산 활어는 바다 속 중금속 등에 오염될 수 있어 오히려 양식회가 청정하다며 선호한다"며 "활어회는 육질이 다소 질긴 면이 있지만 '싱싱회'는 부드럽고 단맛이 난다. 간편하게 냉장 포장이 돼 있어 야유회·체육행사 등에 활용하기 좋다. 많이 주문해 달라고 소개했다. 또 싱싱회를 택배로 주문해 먹는 소비자들의 반응은 신선도가 좋으며 식감이 살아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자랑했다.

엄 조합장은 싱싱회의 일관된 품질관리를 위해 활어 처리 작업시 작업내용별로 구간을 엄격히 구분하고 기계화해 공장 설립 이후 지금까지 식품안전상의 문제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난 3월 말부터는 거제시청과 거제수협이 양식어업인돕기의 취지로 수산물소비촉진행사를 벌였다. 수협 수산물가공공장에서 우럭과 참돔을 수매해 시청·도청·삼성·수협마트 등에 공급해 2주동안 2700만원 어치를 판매했다. 이외에도 거제수협은 전국 280여 지자체와 서울시청에 '싱싱회'를 홍보하고 택배형식의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경상남도 차원에서도 어업인의 어려움을 알고 인터넷 쇼핑몰 '쿠팡'에 주선해 온라인 기획전에도 제품을 시판할 예정이다. 지난 14일 '쿠팡'측에서 제품 품질검사를 실시해 QC품질 등급 최고 A를 받은 상태다. 현재 '쿠팡' 쇼핑몰측에서 광고와 홍보 문안 제작중이며 판매를 대비해 납품 물량과 방식을 타진 중이다.

거제수협은 2005년 11월 수산물의 안정적인 수급과 조합원들의 수익창출을 위해 사등면 덕호리에 수산물가공공장을 설립했다. 올해로 16년째 가공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으나 판로개척의 어려움 등으로 매년 적자가 누적돼 사업이 존폐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엄준 조합장 취임 이후 부단한 쇄신과 노력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엄 조합장은 조직 슬림화를 위해 재직인원을 50여명에서 43명으로 줄이고, 원재료 수급에 위험이 있는 사업은 정리했으며 방대했던 부문별 사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비를 절감했다.

엄 조합장은 "수산물 가공공장은 어민 수익증대라는 수협 본연의 취지에 맞는 고유 목적 사업이다. 시대상에 맞도록 온라인 등으로 판로를 개척하고 지속적인 흑자운영이 이어지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가공공장 일선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소신 있게 일해 온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하다"고 표했다.

사등면 출신인 엄 조합장은 지난해 3월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당선돼 취임했다. 그는 "어민 없는 수협은 존재할 수 없다"며 "어민소득 증대를 위해 시대의 소비패턴에 맞도록 온라인으로 판로를 개척해 나가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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