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종합업적평가 전국 1위…김임준 둔덕농협 조합장

요즘 둔덕농협 하나로마트에 가면 달콤한 군고구마 냄새가 손님을 먼저 맞는다. 김임준 조합장이 우연히 들른 대도시 마트에서 고구마를 구워 파는 장면을 목격하고 직접 군고구마 기계 사진을 찍어와 둔덕농협 하나로마트에 그대로 재현해서다.

농촌은 농촌다워야 하며, 농촌농협의 색깔을 잘 살려 특화해 고객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김임준 조합장, 좋은 것은 바로 실행에 옮긴다고 그는 말했다.

그가 둔덕농협에 취임한 2015년 이후부터 재선돼 일하는 현재까지 둔덕농협의 연혁에는 눈부신 성과가 이어졌다. 취임 첫해 '농협생명 연도 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5년 연속 '농협생명 연도 대상' 전국 1위, 종합업적평가 전국 1위 달성이라는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둔덕면 태생인 그는 "둔덕지역은 전형적인 시골마을로 거제 18개 면·동 중 가장 낙후된 곳중 하나다. 이런 절박한 환경이 조합장으로서 끊임없이 먹거리를 개발하게 되는 동기가 된다"고 말했다. 쟁쟁한 대도시 농협을 제치고 '5년 연속 농협생명 연도 대상' 전국 1위라는 커다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까닭을 물었다.

그는 "직원들에게 아는 사람·친구·친척을 찾지 마라. 농민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찾아 제시하라, 접근방식을 달리하면 권유할 고객이 너무 많다고 강조한다"며 "하나로마트·창구 고객 한 분 한 분들의 노후설계를 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해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또 근무 외에 자연스럽게 고객을 만나고 인맥을 구축해 인간적 유대를 돈독히 가진 후 필요한 보험설계를 제시하면 그 성과는 자동적으로 따른다는 지론을 폈다.

또 '2019년 종합업적평가 전국 1위' 달성의 비결은 농업인에게 실제적인 성과를 주는 소득증대사업이 주효했다며 둔덕지역의 특화된 로컬푸드 판매사업과 작목반 결성·지원 등에 주력했던 점을 소개했다.

2015년 초선 조합장 취임 후 2019년 3월13일 경쟁자 없이 재선된 그는 조직문화 개선과 직원들의 의욕고취를 위해 년 2회 임직원 워크숍을 연다. 그는 "워크숍에서는 업무추진 과제를 주기보다는 팀웍을 끌어올리기 위한 결속력 다지기에 주력한다"며 "업무에 임할 때 가슴으로, 진정성으로 임하면 그 결과가 다르다. 직원 간에 마음이 열리고 한마음이 되면 업무 성과는 자동적으로 따라온다"고 확신했다. 20대에 농협에 입사해 30여년 넘게 농협맨으로 꿋꿋이 걸어온 그의 산 경험치에서 나온 통찰이다.

그는 평소 "농협이 조합원 이용자들에게 물질적·정신적으로 혜택을 제대로 제공해 주고 있는지에 대해 항상 고민한다"며 "직원으로 근무할 때는 경직된 조직문화에 억지로 끌려가기도 했고 실적에 매달리면서도 생산성은 못 낸 면이 있다. 내가 리더가 되면 이런 건 타파해 보겠다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조직을 끊임없이 쇄신하고 변화시키려는 그의 내면을 이루고 있는 에너지원이 궁금했다. 그는 아버지 이야기를 꺼냈다. 그의 아버지는 여객선 선장이었으며 무역업을 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집에 올 때마다 시골에서 접할 수 없던 선물이나 이야깃거리를 가득 가져왔다. 그는 "소년시절 아버지가 오시는 날을 손꼽으며 '이번에는 아버지께서 어떤 새로운 것을 가져다 주실까' 하고 설렜다"며 "아버지를 통해 무한한 호기심과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의 유전자가 물들었다"고 회상했다.

방문한 조합장실의 구조가 신선하다는 인사에 그는 "조합장에 취임하고 뭔가 변화를 주려면 외형적인 면으로도 보여주는 게 필요했다. 신축 청사는 최대한 조합원 편의를 도모해 예비설계부터 내부 검토까지 직접 참여했다"고 말했다.

여가에 대해 묻자 TV는 스포츠 외에는 시간을 뺏기게 돼 잘 안 본다며 매일 경제신문 전체를 정독하며, 여러 장르의 책을 한 달에 두세 권 읽는다고 말했다. 매일 새로워지려 한다는 그의 숨은 무기를 엿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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