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소망사회복지회 이동관 원장

사회복지법인 거제소망사회복지회 이동관 원장은 시설 이용자들에게 직업재활 아이템으로 양계사업을 진행했다.
사회복지법인 거제소망사회복지회 이동관 원장은 시설 이용자들에게 직업재활 아이템으로 양계사업을 진행했다.

"계란이 부화되는 과정을 보고 한 번도 웃지 않던 자폐 친구가 웃기 시작했다. 그 순간 이걸로 가면 되겠구나 싶었다."

사회복지법인 거제소망사회복지회(이하 복지회) 이동관 원장이 2012년부터 시설 이용자들에게 직업재활 아이템으로 고안한 사업이 양계였다. 장애인들은 대개 동물을 좋아하는데다 닭을 키우는 과정을 통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계란으로 수입원도 창출되니 이 원장이 원했던 이용자들을 위한 일거리와 정서함양, 두 가지가 충족되는 사업이었다.

현재 복지회에서는 700여 마리의 닭을 키우고 있으며 30개 단위 한판으로 하루 20판 정도 생산된다. 이 원장은 향후 3000마리 정도로 확대해서 키우고 싶지만 양계가 가능한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고민이다.

이 원장은 "시설의 이용자들에게 돈을 많이 벌게 하는 것보다 일자리를 고루 나누는 게 필요하다. 자동화 시설로 생산하면 훨씬 인건비를 줄일 수 있지만, 복지회의 취지는 이용자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해 나눠 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복지회 한 이용자는 통장에 월급이 입금되자 '아버지 집을 사드리겠다'며 희망과 의욕을 보이고 다른 이용인은 '저축을 해 이루고 싶은 꿈을 갖게 됐다'고도 했다.

복지회의 취지는 시설 이용자들에게 많은 돈 보다는 일자리를 창출해 나눠 주는것이다.
복지회의 취지는 시설 이용자들에게 많은 돈 보다는 일자리를 창출해 나눠 주는것이다.

이 원장은 좀더 고부가가치의 계란 생산을 위해 연구를 거듭했다. 현재 복지회에서 '착칸유정란'이란 브랜드로 판매하는 이 계란은 자연방사·동물복지인증·유정란·식약처 HACCP인증 등으로 검증된 친환경 고급 계란이다. 주문하면 지도교사들이 집까지 직접 배달도 한다. 이 원장은 거제 일대에 판매거점도 둬 농협 하나로마트 로컬푸트 매장에서 전시 판매되니 많이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이 원장이 양계와 더불어 고안한 직업 재활프로그램은 명함, 현수막, 소식지 등을 제작하는 광고 디자인업이다. 지적 장애인들은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되지만 오랫동안 기술 습득을 하면 가능한 일이 있다고 이 원장은 판단했다. 일반인 직원이 광고 디자인 같은 전문분야를 하고 커팅이나 제본 작업은 복지회 이용자들이 꾸준히 연습해 숙달되도록 훈련했다.  

광고 디자인업을 고안하기 전에는 단순 임가공 작업으로 쇼핑백 마감 작업을 했는데 그 수익금이 극히 적었다. 그래서 재료를 직접 인쇄 조립하면 수익이 더 극대화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 방향을 틀었다.

이 원장이 복지회 이용자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이렇게 고민하는 것은 이용자들의 직업재활이나 동기부여의 의미도 크지만 장애인 부모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여 주고자 하는 간절함도 담겼다.

이동관 원장은 강원도 태백 출신으로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며 복지사로 근무했고, 결혼 후 거제로 내려와 거제소망사회복지회를 설립했다.
이동관 원장은 강원도 태백 출신으로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며 복지사로 근무했고, 결혼 후 거제로 내려와 거제소망사회복지회를 설립했다.

복지회 이용자들의 나이는 대개 20대 초에서 30대 말까지니 그 부모의 연령대는 직장에서 퇴직 한 경우이거나 노쇠한 연령이다. 이용자 부모들은 장애가 기인된 것에 대한 자책이 크고 평생 자녀를 양육해야 해 정신적·경제적으로 힘들어 한다.

이 원장은 '착칸유정란'이 많이 팔리기를 바라고 작년 11월부터 시작한 광고 디자인 업무의 발주도 늘어 이용자들의 월급도 많아지면 좋겠다며 시민들이 많이 발주해 주면 좋겠다고 간절함을 내보였다.

거제 소망복지회는 시설에서 실비로 거주하는 '사랑울타리', 통근하는 형태의 '낮은 울타리', 작업장 '소원의 항구' 세 개의 시설로 이루어져 있다. 복지회 이용자들은 재활 작업 등을 4시간여 하고 4시간은 다양한 복지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이 원장은 강원도 태백 출신으로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태백에서 복지사로 근무하다 결혼 후 거제로 와 거제소망사회복지회 법인을 설립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 원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소망사회복지회의 로고가 등대다. 복지회가 등대처럼 환한 불빛을 비춰 지역의 힘든 장애인들에게 안식처가 됐으면 하는 소명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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