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매각 증명은 충분…손바닥으로 하늘 가릴 수 없다"
범시민대책위 등 매각 발표 1년 맞아 투쟁 계속·매각 전면 철회 재촉구

지난달 31일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와 대우조선해양 동종사 매각 반대 지역경제살리기 범거제시민대책위는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정부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전면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31일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와 대우조선해양 동종사 매각 반대 지역경제살리기 범거제시민대책위는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정부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전면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정부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발표한지 정확히 1년이 지난 1월31일.

특혜·밀실매각을 주장하며 매각철회 투쟁을 벌여온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와 대우조선해양 동종사 매각 반대 지역경제살리기 범거제시민대책위가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잘못된 매각을 증명한 지난 1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전면 철회하라"고 외쳤다.

1년 전인 2019년 1월31일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지분을 현대중공업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매각해 '민영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산업은행은 6개월 안에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완료하겠다고 했지만, 1년이 지나도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다.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유럽 등 해외의 '기업결합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언제 어떻게 끝날지도 가늠할 수 없는 상태다.
매각 발표 이후 1년 동안 노동자와 거제시민들은 그동안 대우조선 매각 반대를 위해 투쟁해왔다. 민영화 방침이 발표되던 그날 대우조선지회는 '일방적 특혜 매각'이라고 규탄하면서 강력 투쟁을 선포했다.

대우조선지회는 지난해 2월부터 산업은행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고, 조합원을 상대로 '매각 반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여 92%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시키고, 한때 '재벌특혜 규탄 조선노조연대 공동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대우조선지회는 '현대중공업의 실사 저지' 투쟁에다 공정거래위원회 항의집회를 벌였다. 민주노총·금속노조는 서울과 거제 등지에서 대규모 '매각 저지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5월 '법인분할 총회'를 열었고, 노동계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투쟁했다.

대우조선지회는 유럽의 기업결합심사에 노조측 의견서를 제출하고, '국민감사 청구 기각에 따른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기업결합에 대한 국내외 심사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지난해 10월 '승인'했지만 10개국으로 구성된 유럽연합은 지난해 12월 '2차 정밀심사'를 결정했고 올해 5월경 2차 심사를 할 예정이다. 일본에는 신청서조차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대우조선지회의 서울 산업은행 앞 천막농성은 이날로 355일째, 시민대책위의 거제 대우조선해양 정문 앞 천막농성은 270일째 진행되고 있다.

신상기 지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1년 전 오늘, 우리는 노동 존중을 외치던 문재인 정부의 기습적인 매각 발표에 뒤통수를 맞았다"고 포문을 열었다.

또 "대우조선 매각 시도는 준비되지 않고 현대중공업 재벌을 위한 매각이며, 유럽연합에서 중요하게 제기된 독과점 문제로. 유럽과 세계 조선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년 전 이곳에서 대우조선 매각의 부당함과 중단을 알리는 첫 기자회견을 통해 결의를 밝혔고,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가열찬 투쟁의지를 다잡고자 한다"고 기자회견 목적을 밝혔다.

신 지회장은 "당초 정부와 산업은행은 6개월 안에 대우조선을 현대중공업에 매각 하겠다고 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며 "이는 준비 없이 밀실로 야합에 의해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눈치만 보는 공정위, 입장도 없어

그는 "우리나라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여러 번 의견서를 냈지만, 만나주지 않고 있다"며 "공정위는 해외 경쟁국 심사 과정을 보고 판단하려는 추이로 보인다. 공정위가 공정하게 되는지 의심스럽고, 해외 눈치만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내 공정위는 자국민과의 간담회조차 거부하면서 1년이 넘도록 해외 경쟁국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 같은 일련의 행위가 스스로 매각에 문제가 있음을 시인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또 신 지회장은 "대우조선은 노동자들 때문에 부채가 많았다고 보지 않는다. 정부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관리를 잘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많은 희생을 감내해 왔다. 노동자들은 잘못이 없는데 희생을 감내해왔다. 지난 정부부터 정부가 대우조선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대우조선지회의 투쟁은 결코 대우조선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규정한 그는 "'조선산업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문제점 진단 토론회'를 비롯한 수차례의 토론회와 연구를 통해 대우조선 합병 결과는 1+1=1.5로 시너지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끝내 조선산업의 몰락으로 귀결된다"면서 "결국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막지 않고서는 국내 조선산업을 살릴 방법이 없음을 이야기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산업 살릴 길은 매각 전면 백지화
이어 "지난 1년의 시간 동안 밝혀진 것은 대우조선 매각의 목적이 현대재벌을 위한 특혜에 있음과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공권력 투입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문재인 정부의 이중성이었다"며 "지난 1년의 시간은 문재인 정부의 조선산업과 노동정책이 얼마나 무능한지를 증명하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젠 더 이상 대우조선 매각의 명분은 없고, 정부는 매각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며 "대우조선 전체 노동자와 거제·경남도민·국내 조선산업을 살리는 유일한 해결책은 대우조선 매각의 전면 백지화에 있음을 재차 강조하며 매각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또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앞으로도 대우조선 매각을 막아내고 정부의 사과를 받아낼 때까지 온몸을 던져 투쟁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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