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사등면 청곡 청포일원에 50만평 규모의 중형조선소를 건립하겠다던 대주그룹이 사업규모를 1백만 평으로 확대하며 갖가지 문제점이 돌출하고 있다.

청곡, 청포일원에 대규모 조선소를 건립할 경우 우선적으로 건조선박의 항로가 문제다. 통영 방면으로 가자니 거제대교가 버티고 부산방면으로 항로를 찾자니 칠천대교가 장애물이다.

때문에 통영의 안정공단을 오가는 LNG선의 항로에 접근하는 것 외는 방법이 없다. 하지만 이곳에도 복병이 너무 많다. 이곳에 산재한 4백여 건의 어업권이 2천억 원의 피해보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마땅한 장소가 없어 고민하는 대주측에 거제시는 하청면 석포해안 및 덕곡해안 등 개안만 일대를 권유하지만 이들 부지에 대해서는 일언지하(一言之下)에 머리를 젓는다.

덕곡해안은 바로 앞에 보이는 칠천도로 인해 배를 건조하더라도 빠져나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배의 후미가 섬에 닿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인근 석포만도 적지가 아닌 것이 사실이다. 인근 해안 평균 수심이 16m에 달해 제아무리 매립을 하더라도 가능성은 없다는 분석이다. 매립토는 수심이 깊을수록 파도에 견디기 힘들어 최고 허용치 11m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도 부적정의 한 예다.

최근 대주측은 사등면 사곡만에 조선소 건립을 고집하고 있다. 거제시가 이곳을 허락할 경우 당장이라도 사무실을 오픈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이미 나와 있다. 대주측이 MOU 체결이나, 그간의 약속, 신의조차 만사휴의(萬事休矣)로 끝맺더라도, 또한 그들이 계획하는 조선소를 하동군 갈사만이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 인근 홍해(紅海)로 가더라도, 사곡만을 내 줄 수는 없다는 것이 거제시의 입장이다.

특히 이곳은 거제시민의 정서가 스며있는 곳, 거제의 중심도시, 인구 8만5천의 거대도시 신현읍이 지척에 있다는 점 등이 조선소 설립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진위는 알 수 없지만 항간에는 하동군이 부지를 무상 제공한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대주그룹은 경제사정이 여의치 않은 지자체가 제공하는 인센티브에 발길을 돌릴지, 또한 MOU 체결이라는 대 약속도 초개처럼 버리고 도덕성에 먹칠하는 기업으로 전락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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