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주의 우리사회는 신구사상의 충돌로 인하여 적잖은 악영향을 받는다. 여기에 ‘위선-서로 싸움을 중지시켜서 손실을 면하자’는 것이 이 주의이다.

그네들은 두 가지 충돌되는 사상중에서 그의 공통한 점만 열거하여 ‘이렇고 저러니 서로 싸울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유교와 기독교 심지어 서로 정반대가 되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종교와 비종교론까지라도 무슨 이유를 부려 서로 화친을 시키려 한다.

물론 세상만사란 동중에 차이가 있는 것과 같이 이 중에 같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니 아무리 상반되는 두 가지더라도 그 중에서 같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니 아무리 상반되는 두 가지더라도 그 중에서 같음을 찾으면 못 찾을리 없다.

또 그네들이 우리 내부의 분쟁을 없게 하기 위해 이와 같은 주의를 제창하는 것은 역(亦) 가상할 일이다.

그러나 이것도 역시 실현될 수 없는 공상인 동시에 일시적 만과책(瞞過策)에 지나지 못한다.

사람과 개는 다 같은 동물이나 다 같이 척추동물중에 포유류에 든다. 그러나 사람은 사람이오 개는 개다.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중에도 물론 여러 가지 공통점이 있고, 유교와 기독교 간에도 서로 상통한 점이 적지 아니할 것이다. 그러나 민족주의는 민족주의요, 사회주의는 사회주의인 동시에 유교는 유교요 기독교는 기독교이니 결코 혼동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들에게 서로 공동한 점이 있는 반면에 서로 반대되는 점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모든 것-상통한 점과 상반되는 점-을 충분히 토론한 후에 그의 기착점을 정하는 것은 가(可)하거니와 상이한 점은 덮어두고 상동한 점만 들어서 이러코 저러니 서로 화친하라는 것은 너무도 비과학적 태도인 동시에 도저히 현실이 될 수 없는 망상이다.

또 설령 될 수 있다하더라도 이와같이 부자연한 방법으로 성공된 사상혁명은 마치 모래 위에 지은 집과 같으니 반드시 장구치 못할 것이니 역(亦) 우리의 원하는 바가 아니다.

이 위에 나는 현재 우리의 사상통일 운동 중 제힌 현저한 몇가지를 들어서 그-모든 것이 우리의 사상혁명사업을 완성시킬 수 없는 불완전한 방책인 것을 말하였다. 그러면 어떻게 하여야 우리의 이 큰 사업을 완성할 수 있을까.

여기에 나는 대담스럽게 말하려 한다. 그 방법으로는 다만 자유비평과 과학적 태도가 있을 뿐이라고, 그러면 어찌하여서 우리의 사상혁명은 이 두가지가 아니면 성공할 수 없는가.

자유비평에는 어떠한 이해가 있는가, 과학적 태도란 무엇인가. 이 몇가지는 다음에 말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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