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해연·문상모·이기우, 자유한국당 김한표·김범준·서일준 등
귀성객 환영 현수막 거리 곳곳 게시
‘추석 인사’ 핑계 총선 노린 불법 현수막, 밥상머리에는 누가 올랐나

내년에 있을 4.15 총선이 추석인사 현수막으로 시작됐다는 말이 있다. 지역 곳곳에 총선 예비주자들의 추석인사 현수막들이 내걸리면서 내년 총선 분위기를 가열시키고 있다. 사진은 지역 곳곳에 내걸린 총선 예비주자들의 추석인사 현수막들.
내년에 있을 4.15 총선이 추석인사 현수막으로 시작됐다는 말이 있다. 지역 곳곳에 총선 예비주자들의 추석인사 현수막들이 내걸리면서 내년 총선 분위기를 가열시키고 있다. 사진은 지역 곳곳에 내걸린 총선 예비주자들의 추석인사 현수막들.

내년에 있을 4.15 총선 전쟁은 현수막으로 시작됐다.

‘추석 인사’를 핑계로 한 불법 현수막이 추석의 거제 거리를 점유한 가운데 현수막을 내건 이들은 내년 총선에 나설 주자들이었다. 이번 추석 명절 계기로 그동안 큰 행보를 보이지 않았던 내년 총선 예비주자들이 귀성객 환영 현수막을 내걸며 본격 총선준비 모드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상모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장과 김해연 경남미래발전연구소 이사장, 이기우 거제시 대외협력관 등이 추석 인사와 함께 얼굴과 이름 등을 알렸다. 자유한국당은 김한표 현 국회의원과 그에 도전하는 김범준 거제정책연구소 소장, 서일준 전 거제부시장 등이 현수막을 달았다.

총선은 7개월 여 남았지만 현수막 게시를 본 거제의 민심은 다양했다. 매년 명절마다 기초의원부터 시작해 지자체장·정당 등에서 현수막을 게시하면서 거리를 어지럽혔던 지난 명절과는 달리 올해는 총선 예비주자들이 주를 이뤄 그나마 덜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수막 디자인부터 각 주자들의 특색이 엿보였다. 정당을 강조한 문상모 위원장과 김한표 의원, 인물을 강조한 김해연 이사장과 서일준 전 부시장, 후보 성향을 보여준 이기우 대외협력관과 김범준 소장 등 각 주자들이 전하고자 하는 바가 현수막에서부터 나타났다.

타 예비주자보다 일찍이 자리를 선점했던 A씨의 현수막은 같은 정당의 다른 주자가 불법 현수막이라고 반발하면서 일부 철거되기도 했다. 정당 경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신경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A씨는 현수막의 자리를 일찍 선점한 덕분에 유동 차량이 많으면서 정차가 잦은 곳에 자리를 잘 잡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B씨의 현수막은 지역 곳곳에 설치는 했지만 주변 환경에 현수막 색감이 묻히거나, 차량 이동 시 속도를 시속 60㎞ 이상을 내는 곳에 설치돼 누구였는지도 모른 채 지나가게 됐다는 의견이 나왔다.

C씨의 현수막은 개수는 적었지만 주요 교차로에 위치를 잘 선점해 눈에 띄었다는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6명의 예비주자의 일부 현수막이 운전할 때 시야를 방해하는 곳에 설치돼 교통사고 유발 위험이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얼굴 알리는데 급급해 시민들의 안전은 뒷전으로 미룬 자가 어떻게 시민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편 정당법 제37조에는 인쇄물·시설물 등을 통해 자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한 의견 홍보가 가능하다. 하지만 추석 인사가 자당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이었는지는 의문이다. 현행 옥외광고물관리법에는 지정 게시대를 벗어나 붙이는 현수막은 건당 30만원 안팎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있다.

시민 D씨는 “정치신인이 얼굴을 알리기에 가정 최적의 수단이 현수막일지는 몰라도 경기불황으로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현수막에 마음이 더 심란해진다”며 “현수막 게시된 것을 보니 총선이 또 다가오고 있음이 보인다. 온 동네가 또 한 바탕 시끄러워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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